민주당 본선 같은 경선…'인지도' 이재명 vs '조직력' 전해철
한국당, 현역 프리미엄 남경필에 최중경 전 장관 대항마 대두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6·1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는 수성(守城) 주자로 유력한 자유한국당 남경필 지사에 맞설 더불어민주당의 대항마로 누가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대선을 통해 전국구로 자리매김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해철 국회의원이 민주당 경선의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군이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야권 연대가 선거구도의 변수로 부각하는 양상이다.
일단 본선 구도가 확정되면 청년 일자리 등 복지정책을 놓고 여야 후보 간 격전이 예상된다.
◇ 혼돈의 민주당…이재명·전해철 양강 구도에 양기대 광명시장 가세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를 20년 간 보수 정당에 내준 경기지사 직을 탈환할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재명 시장이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전해철 의원이 지난 1월 8일 경기도당위원장 직을 조기에 사퇴하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높은 인지도의 이 시장과 탄탄한 조직력의 전 의원이 양강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돌직구 언사와 연설 솜씨로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은 이 시장은 대선 경선 과정을 거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손가락 혁명군으로 불리는 SNS 지지자들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무상복지사업에 따른 포퓰리즘 논란을 빚었지만 최근 성남시의 중고교 무상교복과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에 대해 정부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수용 결정을 내림에 따라 주요 걸림돌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전 의원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지냈으며 안산갑 지역구에서 19·20대 국회의원에 내리 당선됐다. 경기도당위원장을 지내며 구축한 지역 조직이 막강한 후원군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3철(전해철·이호철·양정철)' 중 한 명으로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으며 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이들 외에 광명동굴 성공신화를 앞세운 양기대 광명시장이 도전장을 내 주목받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이름값을 높인 안민석 국회의원과 현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낸 김진표 국회의원 등도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당 복당 남경필에 최중경·박종희 도전장
남경필 도지사는 지난 1월 15일 자유한국당에 복당하며 재선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높은 도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이미 본선 이슈 선점과 공약 가다듬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정치사의 실험적 모델로 주목받은 '경기 연정(聯政)'을 최근 도의회 민주당과 순조롭게 마무리하며 지방선거에 대비하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남 지사의 경쟁 상대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거론된다.
최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때 경제수석과 지식경제부 장관 등을 지낸 경제통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남 지사와 최 전 장관을 함께 후보로 꼽으며 최 전 장관에 대해서는 임창열 전 지사 이상으로 경기도의 자존심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남 지사와 최 전 장관 외에 언론인 출신의 박종희 전 국회의원이 남 지사의 탈당 전력을 문제 삼으며 출사표를 던졌다. 3선의 이석우 남양주시장도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찬열 국회의원, 이언주 국회의원, 김영환 전 국회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정의당의 경우 경기지역 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대선 본선 무대에 오른 심상정 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민중당에서는 전 통합진보당 대변인을 지낸 홍성규 화성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 '야권 연대' 변수로…복지정책 놓고 난타전 벌일 듯
홍준표 대표는 물론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도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로, 남경필 경기지사를 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각각 교차해 밀어주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른바 '묵시적 선거연대론'이다.
민주당 측은 야권이 승리보다는 생존을 위해 연대하는 적폐연대로 평가절하하면서도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이에 맞물려 민주당-민주평화당 연대 여부도 지역 정계에서 관심사다.
야권 연대가 선거구도의 최대 변수라면 이슈 측면에서는 단연 복지정책이 핵심이다.
보편적 복지인 성남시의 청년 배당과 선별적 복지인 경기도의 청년연금을 놓고 벌인 이재명 시장과 남경필 지사 간 공방은 이번 선거전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재연될 개연성이 높다.
또 경기도 내 전역의 이슈로 번진 중고교 무상교복, 광역버스 준공영제에 대해서도 여야 후보 간 표심잡기 메뉴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광역서울도 문제, 미세먼지 대책, 지방분권 개헌, 경기남북부 분도 등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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