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김영철 귀환 기습시위…'북핵 폐기' 촉구에 집중

입력 2018-02-27 12:05   수정 2018-02-27 12:15

한국당, 김영철 귀환 기습시위…'북핵 폐기' 촉구에 집중
통일대교·전진교에서 강력 항의…"사죄하고 돌아가라"
김무성 전면에…외교안보 관련 상임위 중진의원으로 북핵폐기 특위 구성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은 27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귀환하는 길목에서 기습시위를 벌였다.
시위 장소는 북한 대표단이 북으로 넘어가는 관문인 통일대교와 전진교였다.
통일대교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전희경 대변인, 김무성 전 대표 등 현역 의원 10여 명이 맡았다. 이들은 '사죄하고 돌아가라'는 내용의 손팻말 등을 들고 북으로 향하는 길목을 막아섰다.
또 전진교에서는 주광덕 의원과 김성원 원내대변인 등 당원 30여 명이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군사도로, 김영철은 안된다'면서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규탄했다.
한국당은 특히 기습시위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비밀리에 시위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김 부위원장 일행의 귀환에 맞춰 성명서도 발표했다.
한국당은 성명서를 통해 "국제 전범 김영철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이 땅을 밟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치욕스런 상황인데 단 한마디 사죄도 없이 돌려보낼 수는 없다"며 "김영철은 사죄하고 돌아가라"고 밝혔다.
이들은 "천안함 사과 없는 김영철의 방한, 핵 폐기 전제 없는 남북회담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 정권이 군사도로를 열어주면서까지 김영철을 대한민국에 들여놓았지만, 또다시 의기양양하게 군사도로를 타고 돌아가게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특히 김 부위원장이 귀환한 만큼 향후 대여(對與) 공격의 포인트를 '김영철 방남 규탄'에서 '북핵폐기'로 전환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 대화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대북 정책의 해법을 '북핵 동결'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수준에서 타협할 수 있다고 보고 '북핵 폐기'를 촉구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9월 한국당이 북핵 위기 대응 특별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이번에 다시 북핵폐기 추진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북핵폐기 운동에는 김무성 전 대표가 특위 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섰다. 김 전 대표는 외교통일위원회·국방위원회·정보위원회 등 당내 외교·안보 관련 상임위원회 소속 중진의원들로 특위를 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특위 구성을 마치면 세미나를 하고, 지방 순회 집회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전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북핵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문제였다면, 북핵이 거의 완성단계에 접어든 만큼 북핵폐기를 위해 국민적인 총의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북한은 핵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은 핵을 포기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다"며 "핵 동결 선에서 타협할 가능성도 있지만 핵 동결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한국당 내부에서는 김 전 대표가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는 데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한국당 복당 이후 '잠행 모드'를 유지해 온 김 전 대표가 '탄핵 주역'이라는 내부의 비판을 딛고 정치적으로 재기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 전 대표가 보수 진영의 핵심 가치인 안보 이슈를 주도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안보 문제가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핵심 이슈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김 전 대표는 지방선거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여기에 김 전 대표가 당내 중진의원들을 위원으로 임명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홍 대표에 대한 중진의원들의 반발을 누그러트리고, 당이 지방선거를 위해 단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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