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휴전결의에도 폭격 계속…"러시아, 공격 중단 약속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시리아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지만, 사태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4일 시리아에서 30일간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는 시리아군의 무차별 폭격에 '생지옥'으로 변한 반군 지역 동(東)구타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것으로, 채택과 동시에 즉시 발효됐다.
그러나 시리아군의 공습이 계속되면서 이번 결의안은 효력을 갖지 못한 채 '휴짓조각'이 돼버렸다.
특히 이번 결의에 찬성했던 러시아는 결의안이 채택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시리아 정부군의 반군 거주지 급습 작전에 전투기를 투입해 또다시 폭격을 가하도록 만들며 자국이 한 합의를 저버렸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을 지탱하는 후견인으로, 그동안 시리아 사태에 깊숙이 개입하며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러시아는 26일에는 유엔 안보리 휴전 결의를 이행할 준비가 안 됐다고 밝히고 동구타 지역에서 하루 5시간씩 휴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체 휴전안을 발표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동구타에 대한 공격이 즉각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시리아 전역에서 전면적이고 완전한 휴전을 위해서는 모든 진영이 휴전 결의를 어떻게 이행할지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이번 유엔 안보리 휴전 결의안에 테러리스트로 간주되는 무장단체에 대한 공격은 계속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구가 들어가면서 공습을 계속할 수 있는 구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지난 시리아 내전 기간 내내 그랬듯이 유엔은 이번에도 또다시 시리아의 재난을 막는 데 실패했으며, 휴전은 사태의 진정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가 "이 군사작전을 중단할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동쿠타에서 즉각적인 공격 중단을 보장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한 미 국무부 관리는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를 위한 적대 행위를 중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러시아는 자국이 시리아 내전을 끝내는 데 역할을 할 능력이 없거나 그러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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