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젠 아프리카·러시아"…K-뷰티, 신시장 공략 속도낸다

입력 2018-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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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젠 아프리카·러시아"…K-뷰티, 신시장 공략 속도낸다
아프리카 진출 지원 사업 신청 쇄도…중남미, 추가주문에 매장 운영 연장
할랄 시장에서도 경쟁력 갖춰…러시아 "왜 이제 왔냐" 환대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K-뷰티(한국 화장품)가 기존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40% 정도로 여전히 높지만,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사태를 겪은 화장품업계는 그동안 소홀했던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등 신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트라의 아프리카 진출 희망 화장품 업체 지원 사업에 모집 대상의 2∼3배에 달하는 기업들이 신청을 했다.
코트라는 지난해 12월 아프리카 대표 유통기업인 울월스와 한국화장품 소싱 사업에 합의했고, 울월스가 조건에 맞는 우수 기업의 납품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는 젊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소비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이곳에서 한국 화장품은 기초보다 메이크업용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직 아프리카인들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드물다"며 "시장 성장 가능성이 충분해 얼마나 제품을 현지화하고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대표되는 할랄 시장도 대표적인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전략적 공략지'다.
정부와 연구기관 등에서는 이미 3, 4년 전부터 화장품 할랄인증 컨설팅, 할랄화장품포럼 등을 진행해왔고 그 성과가 최근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메이저브랜드들이 인도네시아에 1호점을 오픈했고 K-뷰티 대표 제품들이 이미 자카르타의 고급 백화점에 입점했다.
매장들은 오픈 직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고, 매출도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 대한 한국의 스킨케어 분야 수출 규모는 2016년 두 자릿수(37%)대로 성장하며 4천310만 달러를 기록, 경쟁국들을 제치고 독주체제를 갖췄다.
중남미에서는 한국 화장품이 점차 경쟁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중소기업으로 이루어진 'K-뷰티 사절단 브라질 시장 개척 행사'가 열렸다.
그동안 한국 화장품의 브라질 진출은 부진했다. 현지의 경기 침체와 높은 관세·비관세 장벽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내수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브라질 정부도 시장개방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한국 화장품 진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멕시코에는 한국의 중소기업 화장품을 모아 판매하는 K-뷰티 매장이 지난해 최고급 백화점인 엘 팔라시오 데 이에로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소비자 반응이 뜨거워 완판되는 제품들이 속출하자 백화점 측은 급하게 추가 제품을 주문했고, 시범매장 운영 기간도 연장했다.



유럽산 럭셔리 화장품들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좋았던 러시아에서도 경기 침체로 화장품업계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한국산 화장품의 판매가 3년 연속 증가했고, 2015년 대비 2016년 한국산 화장품 수입 증가율이 63.75%에 달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에 더해 화장품 제조업체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브랜딩 능력에 대한 관심도 많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러시아 바이어들을 만나러 현지에 갔는데 '왜 이제 왔느냐'는 타박을 들었다"며 "당시 만나지 못한 바이어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아 얼마 후 다시 가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류에 더해 한국이 첨단 산업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도 국내 업체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화장품 브랜드를 개발하는 OBM(오리지널 브랜드 생산) 기업로서의 능력도 해외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kamj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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