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때문에 이민 고려' 2년새 10배…우울증 호소 22배

입력 2018-02-27 16:59  

'미세먼지 때문에 이민 고려' 2년새 10배…우울증 호소 22배
다음소프트 빅데이터 분석 결과…미세먼지센터 창립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미세먼지 탓에 이민을 고민한다는 인터넷 게시물이 2년간 10배가 될 정도로 시민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세먼지센터 창립 심포지엄'에 발제자로 나서 미세먼지에 대한 자사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 회사 빅데이터 내 '미세먼지'와 '이민'이 함께 언급된 글 수는 2015년 125건에서 지난해 1천418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송 부사장은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 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은 부모들이 아이가 숨쉬기 힘든 나라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세먼지는 목 아픔, 기침, 감기뿐 아니라 우울증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와 함께 각종 질병이나 증세가 언급된 횟수를 분석한 결과 2013년에 비해 지난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우울증'이었다. 우울증이 언급된 횟수는 이 기간 22.3배로 증가했다.
미세먼지 원인에 대해서는 정부와 마찬가지로 시민들도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중국을 미세먼지 원인으로 지적한 글은 2013년에는 75%에 달했으나, 2016년 44%까지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59%로 다시 늘었다.
송 부사장은 "미세먼지가 중국 영향인지, 국내 원인 때문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시민들은 우울감이나 분노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주 명지대 건축학부 교수는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려면 '바람길'을 고려해 건물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도심 미세먼지 농도는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높게 나타난다. 움직이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인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지표면의 짙은 미세먼지는 건축물이 바람 흐름을 방해하는 탓에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지 못하고 도심에 정체된다.
이 교수는 "서울처럼 구축이 완료된 도시는 바람길을 재정비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서울 주변 지역에 높은 나무를 빽빽하게 심어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를 생성하는 '바람댐'을 조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바람의 흐름을 방해하는 건축물은 나중에 재건축할 때 바람길을 고려해 짓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재단은 미세먼지 문제는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장기 과제라는 판단에 따라 미세먼지센터를 만들었다.
김윤신 건국대 석좌교수, 김상헌 네이버 경영고문, 조세현 사진작가 등 학계와 기업은 물론 예술계까지 망라하는 전문가들이 미세먼지 문제의 원인과 대안을 찾고 실천하는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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