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주민 피란할 수 있게 공격 중단"…"밤새 공습 잦아들어"
경계 지역에 환자이송·피란 차량 대기…구호활동 아직 시작 안 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여드레 동안 무차별 폭격에 '지상의 지옥'으로 변한 시리아 수도 동쪽 반군 지역에서 러시아가 운영하는 다섯시간짜리 일일 휴전이 시행에 들어갔다.
러시아가 발표한 '인도주의 무력중단'이 27일 오전 9시(다마스쿠스 현지시간)를 기준으로 동(東)구타에서 발효했다.
일일 휴전은 오후 2시까지 다섯시간 동안 유지된다.
앞서 26일 러시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로 동구타에서 27일부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인도주의 공격중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쇼이구 장관은 공격중단은 동구타 주민의 피란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피란 통로도 설치하겠다고 예고했다.
러시아의 일방적인 휴전안 발효를 앞두고 26일 밤 동구타에 포성이 잦아들었다.
동구타 두마 구역의 AFP 취재진은 밤새 간헐적인 로켓 소리만 있었을 뿐 무차별 공습은 멈췄다고 전했다.
정부군과 동구타의 경계에는 환자를 이송할 구급차와 주민을 실어나를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국제 구호기구는 아직 활동에 나서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은 러시아의 일방적인 시간제 휴전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가 채택한 시리아 휴전 결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주영 러시아대사를 불러 설명을 요구했다.
앞서 24일 안보리는 시리아 전역에서 30일간 긴급 휴전을 시행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6일, "모든 진영이 휴전 결의를 어떻게 이행할지 합의가 되고 나서야 안보리가 결의한 휴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전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러시아·이란·터키에 휴전을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2013년부터 시리아군에 포위된 동구타에는 약 40만명이 산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이달 18일부터 26일까지 시리아·러시아군의 무차별 공습으로 민간인 556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136명이 어린이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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