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건조한 겨울 날씨로 북한강 최상류에 있는 강원 파로호의 수위가 하락하면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양구 파로호 주민들에 따르면 화천댐 수위가 최근 10여m 하락해 어민들의 배가 땅바닥으로 내려앉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또 배를 대기 위해 철골조로 만든 선착장도 얼음과 함께 바닥에 주저앉는 과정에서 비틀어지고 망가져 다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와 함께 빙어를 잡기 위해 겨울철에 설치했던 어망도 물이 빠지는 과정에서 쓸려가면서 흙 속으로 매몰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겨우내 빙어를 잡아 500만원가량 소득을 본 어민들은 개당 50만∼80만원인 그물이 흙에 파묻히는 바람에 번 돈을 고스란히 새 그물을 사는 데 써야 하는 형편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어민들은 가구당 10여개의 빙어 그물을 설치했는데 대부분의 그물이 물이 빠지는 과정에서 구멍이 나고 형체가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화천댐 상류 파로호에서 어로 활동을 하는 20여가구의 어민들은 수위 하락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관계 기관에 촉구했다.
어민들은 조만간 강원도 내수면센터 측에서 피해 현장을 살펴보기로 했지만, 일회성 지원보다는 수도권에 먹는 물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희생당하는 상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민들은 "수위가 하락할 때마다 얼음을 깨서 배를 물속으로 밀어 넣으려고 했지만, 강추위로 얼음이 너무 두껍게 얼어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했다"며 "수위가 앞으로도 계속 하락하면 남은 어구도 망가지고, 올해 장마철까지 어로 활동을 할 수 없어 생계에 지장을 받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화천댐의 수위는 현재 163m로 저수율은 49.49%에 머물고 있다.
한편 양구읍 상무룡2리에 사는 파로호 주민들은 화천댐 건설로 마을 길이 수몰된 데다 최강 한파로 호수가 얼어붙는 바람에 올겨울 한 달 이상 고립된 상태로 지내며 헬기로 비상약, 식량 등을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다음 달 얼음이 풀려야 배를 타고 외부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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