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동 경로·습지 서식환경 등 종합 검토해 복원 사업해야"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매년 겨울에 낙동강 습지를 찾던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급감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북 구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3일부터 지난 25일까지 낙동강 해평·강정습지와 지산샛강을 찾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흑두루미(천연기념물 제228호)는 90마리,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는 9마리다.
해마다 1천∼2천500마리에 달하던 흑두루미, 100∼270마리에 이르던 재두루미와 비교해 10%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박희천 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은 추운 날씨, 해평·강정습지 변화, 이동 경로 변경 등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겨울철에 해평·강정습지 기온이 매우 낮아 월동지로 부적절한 데다 북극 진동(찬 공기 바람) 통로가 2∼3년 전부터 서쪽으로 늘어나 서해안지역으로 이동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또 모래톱을 선호하는 흑두루미와 재두루미는 매우 예민해 큰 갈대나 나무를 경계하는데 4대강 사업 이후 모래톱에 큰 잡초가 생겨 내려앉는 것을 꺼린다고 했다.
이번 겨울에 조류생태환경연구소와 삼성전자는 포크레인으로 해평·강정습지 모래가 드러나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볍씨 7천㎏(780만원)을 먹이로 제공했다.
그러나 다른 겨울 철새는 예년보다 늘었지만 흑두루미와 재두루미 수는 급감했다.
올겨울 구미 낙동강을 찾은 겨울 철새는 모두 2만923마리(흑두루미 90마리, 재두루미 9마리, 큰고니 624마리, 청둥오리 1만1천마리, 쇠기러기 9천200마리)이다.
2016년 2만1천296마리와 비슷하고, 2015년 1만5천754마리, 2014년 1만1천559마리보다 많은 편이다.
낙동강 해평·강정습지는 760ha에 이른다. 강정습지는 김천시 감천∼구미시 낙동강 간 합류지점이고, 해평습지는 6㎞ 하류 한국수자원공사 광역취수장 아래쪽에 있다.
10월부터 러시아·중국에서 날아온 철새는 해평·강정습지에 머물다가 일본 이즈미시로 이동해 겨울을 보낸 뒤 다시 해평·강정습지를 거쳐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과 러시아 하바롭스크로 돌아간다.
박 소장은 "기상과 이동 경로, 습지 서식환경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 적절한 복원사업을 해야 한다"며 "습지에 도로·다리 등을 자꾸 만들면 흑두루미·재두루미들이 기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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