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 이어지면 총인구 감소시점 '2032년→2028년 이전' 변동
작년 12월 사망자수 출생아 첫 추월…작년 인구 자연증가 1970년 이후 최소
작년에 한국인 29만명 세상과 '작별'…1983년 이후 최대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합계출산율이 인구 예측 시나리오에도 없는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져 한국의 총인구 감소 시점에 애초 예상보다 수년 앞당겨질 것이 우려된다.
작년에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수준으로 하락했고 한국인 사망자는 1983년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인구 자연증가 규모가 거의 반세기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국내외에서 사망한 한국인은 당국에 신고된 것을 기준으로 전년보다 4천800명(1.7%) 늘어난 28만5천600명이었다.
사망자 수는 통계가 명확히 남아 있는 1983년 이후 최근 35년 가운데 작년이 가장 많았다.
연간 한국인 사망자 수는 1983년 25만5천 명이었고 1984∼2009년 25만 명보다 적은 수준을 유지하다 이후 대체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당국은 초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 집단에서 사망자도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17년 79세 이하는 전 연령층(10세 단위)에서 사망자 수가 전년보다 줄었으나 80대와 90대 이상은 각각 5.9%, 10.6% 증가했다.
작년 사망자 수를 성별로 나누면 남자가 15만4천400명으로 여자 사망자(13만1천300명)의 약 1.2배였다.
사망자 수의 남녀 비율 차이가 가장 큰 연령은 50대였다.
50∼59세 남성 사망자는 2만700명으로 같은 연령대 여성 사망자(7천명)의 약 2.9배에 달했다.
작년에 사망자 수는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출생아는 35만7천700명으로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40만 명 선이 붕괴함에 따라 인구 자연증가 폭도 크게 줄었다.
2017년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전년보다 5만3천400명(42.6%) 감소한 7만2천 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70년 관련 통계작성을 시작한 이후 2017년이 가장 작았다.
특히 작년 12월 출생아 수는 2만5천 명이었는데 사망자는 2만6천900명을 기록해 통계작성 후 처음으로 자연 감소(1천900명) 현상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인구 자연감소의 신호탄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한다.
일단 당국은 통상 12월이 출생아 수가 적은데 이번 겨울 한파로 12월 사망자가 평년보다 늘어나 발생한 현상이며 당분간은 자연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명으로 전년보다 0.12명 감소해 통계작성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토대로 통계청이 2065년까지의 인구 변화에 관한 여러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 예상하지 못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합계출산율을 저위·주위·고위 등으로 분류해 시나리오를 작성하면서 출생아가 가장 적은 저위 출산율 추계 시나리오의 경우 2025년∼2030년에 합계출산율 1.07에 도달하는 것이 최저치라고 봤는데 2017년에 이미 그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2016년 합계 출산율(1.17)은 중위 출산율 추계 시나리오에서 제시한 수준(1.18)과 비슷했으나 2017년 합계출산율이 예상을 벗어나 훨씬 많이 떨어졌다.
따라서 기대수명과 국제이동 등 총인구에 영향을 주는 다른 변수가 현재와 비슷한 추세를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총인구가 감소하는 시점은 2032년에서 2028년 이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시나리오 작성 당시) 합계출산율 최저수준은 1.07이라고 봤다. (현재는)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더 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합계출산율이) 어떻게 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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