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결산]② 혁신 없는 스마트폰…갤럭시S9 독무대

입력 2018-03-01 12:00   수정 2018-03-01 13:44

[MWC 결산]② 혁신 없는 스마트폰…갤럭시S9 독무대
제조사들 AI 기능 강화…5G·폴더블도 앞으로 혁신 기회

(바르셀로나=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올해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18'에서 소개된 스마트폰들에서는 눈에 띄는 혁신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전시장에서 스마트폰을 향한 관심도 예전같지 않았다. 스마트폰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제품들이 비슷비슷해진 탓이다.
올해 MWC에서 선보일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한때 모았던 '폴더블 폰'이나 디스플레이에 손가락을 대면 지문을 인식하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센서가 채택된 상용 스마트폰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에 대한 관심은 컸지만 스마트폰의 혁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MWC에서 발표된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플래그십 제품은 대부분 전년도 제품에서 일부 기능을 향상한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이었다.
LG전자[066570]는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대신 작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 플랫폼을 활용해 AI 기능을 확충한 'V30S 씽큐'를 내놨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2를 내놓은 소니는 작년 엑스페리아 XZ1의 기능과 디자인을 다듬으면서 4K HDR 동영상 촬영 기능을 추가했다.
삼성과 애플에 이어 글로벌 3위 스마트폰 업체인 중국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신제품 스마트폰을 발표하지 않았다.
노키아에서 일명 '바나나폰'으로 불리는 피처폰 노키아 8810, 중국 업체인 ZTE가 디스플레이 2개를 경첩으로 연결한 '폴더블폰' 액손M으로 주목을 끌었지만 이 휴대폰들은 각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단말기도 아닌데다가 실생활에서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중국업체 비보는 단말기 디스플레이 절반 아래에 지문인식센서가 내장된 컨셉트 제품을 선보였으나, 등록이 번거롭고 잠금해제가 잘 되지 않는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MWC 개막 전날인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은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갤럭시S9은 슈퍼 슬로모션, AR 이모지, 저조도 촬영이 개선된 카메라 기능으로 주목을 끌었다. 깜짝 놀랄 만한 혁신은 없었지만 전작의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유저들이 재밌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업그레이드했다는 평이다.
다만 새로 선보인 카메라 기능은 작년 경쟁업체에서 대부분 먼저 선보인 기능이라는 이유에서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신의 얼굴로 3D 캐릭터를 만들어 이모티콘으로 활용하는 'AR 이모지'는 애플이 아이폰X에서 선보인 '애니모지'와 비슷하다. 일부 사용자들은 이 캐릭터의 생김새가 귀엽지 않고 기괴해 이모지로 쓰기엔 적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또 초당 960프레임을 찍을 수 있는 슈퍼 슬로모션은 작년 소니가 엑스페리아XZ1에서 먼저 선보인 기능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부문 수장들은 MWC 기간에 연 간담회에서 '혁신'에 대한 고민에 답을 내놨다. 사용자에게 의미없는 혁신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MWC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단위로 플래그십을 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과거에는 우리도 세계 최초에 연연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의미있는 혁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갤럭시S9를 봤더니 전작과 디자인 측면에서 똑같더라"며 "잘했다고 생각한다. LG전자뿐만 아니라 '롱테일' 전략이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LG전자는 의미없는 혁신 대신 스마트폰 본질에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조사들은 이제 AI를 스마트폰의 새 트렌드로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에서 사물인식 기능을 담은 빅스비 '비전'을 강화하고, LG전자는 V30S 씽큐에서 '비전 AI' 탑재 등으로 카메라에 AI를 결합해 사용성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에서 외부 애플리케이션 지원을 확대하고 사용자가 더 많이 쓰는 기능에 집중한 '빅스비 2.0'을 탑재할 예정이다. LG전자도 '초개인화 AI'로 스마트폰 AI를 진화시키겠다고 했다.
5G와 폴더블폰은 앞으로 새 수요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 IM사업부문은 5G 체제로 전면 전환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 업계 최초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황정환 부사장도 "5G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며 "폴더블폰도 때가 무르익으면 선보일 수 있게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srch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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