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사장 "28㎓는 허허벌판에 100차선 도로 뚫은 격"
"미국 시장 공략…5G 서비스 발굴로 주도권 확보"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고현실 채새롬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차세대 통신 5G를 네트워크 사업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28㎓ 고주파(㎜Wa·밀리미터웨이브) 대역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확보, 시장 점유율을 LTE의 2배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김영기 사업부장(사장)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18'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는 4G보다 시장 점유율이 두 배 이상 커질 수 있다"며 "5G 세계 시장 점유율 20%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꾸준히 제기돼 온 네트워크 사업 매각설을 일축하며 28㎓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5G 주파수 대역은 크게 3.5㎓와 28㎓로 나뉜다. 저주파수 대역인 3.5㎓는 고주파수보다 데이터 전송량이 적지만,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전송 속도도 빠르다. 반면 고주파 대역(밀리미터웨이브)인 28㎓는 도달거리가 비교적 짧지만, 대역폭이 넓어 대용량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28㎓ 대역을 중심으로 장비를 구축해왔고, 경쟁사인 화웨이는 3.5㎓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MWC를 참관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 사이에선 화웨이 장비가 삼성전자를 앞선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진정한 5G는 800㎒에서 수 ㎓의 초광대역을 활용할 수 있는 밀리미터웨이브 활용이 가장 핵심"이라며"3.5㎓는 기존 이동통신이 쓰던 주파수지만 28㎓는 그렇지 않다. 기술적으로 보면 28㎓가 더 큰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허벌판에 100차선 도로를 뚫었는데 다니던 길에 길을 하나 더 뚫은 것을 더 잘했다고 하니 속상하다"며 "처음에는 28㎓가 몇 미터도 못 간다고 했지만, 지금은 수백미터를 간다"며 "(3.5㎓보다) 어려운 기술을 저희가 상용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28㎓ 대역의 5G 고정형 무선 액세스(FWA)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제품은 최근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의 전파 인증을 받았다.
FWA는 케이블 대신 5G 무선으로 각 가정에 초고속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로 케이블 매설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과 차세대 4G LTE 기지국 제품에 대한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급하는 제품은 가상화 기술을 적용 네트워크 운영 효율을 높이고, 향후 차세대 기지국 장비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연내까지 해당 제품을 미국 주요 도시에 공급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5G는 기술적인 완성도와 더불어 다양한 서비스 모델의 발굴이 주도권 확보의 핵심"이라며 "삼성전자는 가전과 전장 사업을 하고 있어 가장 쓸 만한 5G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사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 경쟁에 대해서는 "누가 최초인지 따지는 것은 끝도 없는 논쟁"이라며 "할매곰탕과 진짜원조곰탕이 서로 원조라고 우기는데 그 시간에 제대로 된 좋은 곰탕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명분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훌륭한 것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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