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나온 지 이틀 만에 사과…"미투에 저도 예외일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는 후배 작가에게 성추행·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유명 시사만화가 박재동이 28일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박재동은 이날 저녁 발표한 사과문을 통해 "이태경 작가에게 사과하고 이 작가의 아픔에 진작 공감하지 못한 점도 미안하다"면서 "아울러 수십 년 동안 남성으로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여성에 가했던 고통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박재동은 지난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예종 학생들에게 한 부적절한 말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의 상처와 아픔에 용서를 구한다"라며 "제 잘못에 책임을 지고 피해자와 저를 믿어준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라고 밝혔다.
박재동은 성폭력 보도가 나온 뒤 이틀간 침묵한 데 대해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당시 기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줄곧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했지,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그것이 보이고 또한 저의 부족한 모습이 보였다"라면서 "피해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잘못된 저를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재동은 마지막으로 "저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라면서 "우리 시대가 나아가야 할 당연한 길이며 여기에 제가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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