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전복 어선 수색 기상악화로 난항…2명 사망·5명 실종(종합2보)

입력 2018-03-01 17:51  

완도 전복 어선 수색 기상악화로 난항…2명 사망·5명 실종(종합2보)
피항 중 거센 풍랑에 순식간에 전복된 듯
3시간 동안 이상 발견 못 해, 뒤늦게 현장 도착해 기상 때문에 성과 못내


(완도=연합뉴스) 장덕종 정회성 기자 = 전남 완도군 청산도 해상에서 전복된 채 발견된 연안통발어선 '근룡호'(완도 선적·7.93t) 실종자 7명 가운데 2명이 사고 접수 하루 만인 1일 선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은 항공기, 경비함정, 잠수부를 투입해 수색하고 있으나 기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룡호는 기상악화에 피항하려다 거센 풍랑에 순식간에 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근룡호 선박위치식별장비(AIS) 신호가 끊기고 3시간 동안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고, 뒤늦게 사고 해역에 도착해서도 기상 때문에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위치신호 끊기고 3시간 만에 전복된 채 발견
근룡호는 지난달 27일 오전 9시 5분 7명을 태우고 완도항에서 출항했다.
다음날인 28일 낮 12시 56분께 선장이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기상 악화로 피항한다"고 연락했다. 이어 오후 1시 16분 청산도 해상에서 마지막으로 위치신호가 완도해상관제센터(VTS)에 감지됐다.
약 3시간 만인 오후 4시 28분께 주변을 지나던 유조선이 근룡호를 보고 VTS에 신고했다.
신고 접수 약 1시간 30분 만인 오후 5시 47분 경비함정이 현장에 도착했으나 기상악화로 수색하지 못했다.
다음날 1일 오전 3시 33분 수중 진입을 시도해 선체에 적힌 선명을 보고 근룡호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선내에 강한 소용돌이가 발생하고 어망이 얽혀있어 진입하지 못하다가 오전 7시 32분과 7시 49분 조타실에서 선장 진모(56)씨와 인도네시아인 D(26)씨 시신을 인양했다.

◇ 기상악화로 피항 중 구조 신호도 못 보내고 전복
위치신호가 끊겼을 당시 사고 해역인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정오부터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였다.
오전부터 파도가 높아져 신호가 끊길 무렵에는 파고가 최고 2.5m에 달했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신호가 끊길 당시 평균 시속은 15m에 이르렀다.
피항이 늦어진 점도 사고 발생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일 완도항에서 출항한 근룡호는 완도 청산도, 여서도 해역에서 장어, 문어 등 통발 조업을 하고 10일 완도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상이 악화되자 청산도로 피항하려고 했다.
사고 접수 당일 오전 9시부터 경비함정이나 VTS를 통해 날씨 상황이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피항 시점이 늦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원들은 선내에 머무르다가 전복되는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피항하던 과정에서 높은 파도에 휩쓸려 전복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3시간 동안 이상 발견못해…날씨 탓 성과 못내
위치신호가 끊기고 신고 접수까지 3시간 동안 해경 관제시스템에서는 근룡호 이상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40m 이하 소형 어선으로 관제시스템에서는 수많은 배와 산재해 있어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경비함정과 구조대가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으나 거센 풍랑에 선체 수색에 실패했다.
당시 수온을 고려하면 선원들이 3∼6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수색·구조가 늦어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시신 수습 이후에도 거센 풍랑 때문에 선내 진입을 못 하고 수색에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기상악화로 선체에 펜스나 그물을 설치하지 않아 시신 유실도 우려된다.
해경은 기상악화로 선체 수색이 어렵자 선체를 여수 거문도 안전해역으로 옮겨 수색할 계획이다.

◇ 선원 명단
▲ 사망자 = 선장 진모(56·경남 창원), 인도네시아인 D(26)씨.
▲ 실종자 = 선원 박모(56·경남 거제), 박모(35·대구), 양모(36·전남 완도), 이모(61·경남 통영), 정모(49·전남 완도)씨.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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