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치매 할머니 전 재산 3천만원 가로챈 이웃 남자

입력 2018-03-01 10:29   수정 2018-03-01 10:43

80대 치매 할머니 전 재산 3천만원 가로챈 이웃 남자
할머니 통장 비번 알아낸 뒤 체크카드로 수급비 등 빼돌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이웃집 80대 치매 할머니가 기초생활수급비 등을 쓰지 않고 모은 전 재산을 가로챈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준사기 혐의로 A(5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8월 25일부터 지난해 12월 22일까지 인천시 남동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이웃집 할머니 B(85)씨를 속여 18차례 기초생활수급비 등 3천5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2012년부터 이 다세대주택 2층에 살던 A씨는 10여 년째 1층에 살던 B씨와 친근하게 인사를 주고받는 이웃이었다.
A씨는 2016년 평소와 다르게 혼잣말을 하거나 공과금을 어떻게 내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등 B씨에게 치매 증상이 나타난 사실을 눈치챘다.
때마침 B씨가 매달 53만원가량 받는 기초생활수급비 통장의 비밀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자 A씨는 "도와주겠다"며 은행에 동행했다.
B씨 아들이라며 은행 직원을 속인 그는 통장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할머니 명의의 통장 체크카드도 발급받아 자신이 갖고 다니며 틈틈이 B씨의 돈을 빼내 쓴 것으로 조사됐다.
A씨와 B씨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아 함께 사는 가족이 없었다. B씨 동생들은 오래전부터 해외에 거주했으며 국내에 남은 유일한 혈육인 조카도 타 지역에서 떨어져 살았다.
A씨 범행은 "통장이 없어졌다"는 B씨 말에 수상하게 생각한 동 주민센터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치매 증상 탓에 판단력이 흐려진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한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사기죄가 아닌 준사기죄를 적용했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비를 받아 쓰지 않고 모아 둔 B씨의 전 재산을 가로채 3천만원은 성인오락실에서 탕진하고 나머지는 생활비로 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피해자와 이웃이라 보복할 우려 때문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것도 검토했다"면서도 "A씨가 출석 요구에 잘 응하고 범행도 모두 자백해 도주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고 구속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할머니는 동 주민센터 사회복지 담당자와 협조해 조카가 사는 지역의 요양병원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덧붙였다.
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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