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주자 기회" vs "현역·1위 프리미엄 여전" 의견 갈려
2차가 사실상 결선투표?…"주요지역 2명 압축은 부담" 지적도
후보 측 참여 '룰 미팅' 수싸움 치열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선출 시 1·2차 경선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각 후보의 득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현 당규의 '공천관리위원회 심사로 2명 이상의 후보자를 선정하고 경선방법을 마련한다'는 규정을 '2∼3인 경선을 원칙으로 하고, 공관위는 1·2차 경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구체화했다.
즉 후보자가 너무 많은 광역단체의 경우 1차에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해 다수의 후보를 2인 혹은 3인으로 추리고, 그 승자들이 2차 본경선을 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2단계 경선'을 실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후보난립' 얘기까지 나오는 서울과 광주를 꼽는 이들이 많다.
이제까지는 공관위가 1차 단계에서 자체 심사로 후보자들을 걸러내는 방식을 취했지만, 서울과 광주의 경우 후보군이 워낙 '중량급'이라는 점을 고려해 이들에게 경선을 벌일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2단계 경선 결정 과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선 전체 과정을 역동적으로 만들어 흥행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단계별 경선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가 이런 방침을 발표하자 각 후보 측에서는 분주하게 득실을 계산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2단계 경선 시 2차 본경선이 사실상 결선투표처럼 작동하면서 현역 단체장이나 1위 주자에게는 다소 불리하게, 후발주자에는 다소 유리하게 작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수의 경쟁이 '1위 대 2위'의 대결로 압축될 경우 3위 이하의 표심이 2위에 결집하는 '단일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위 주자 사이에서는 경계심도 내비치고 있다.
한 지역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후보 측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선을 두 차례에 나눠서 하는 것은 비용 문제도 생길뿐더러 선거를 더 혼탁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2차 본경선의 경우 결선투표와는 개념이 달라 현직이나 1위 주자에 특별히 불리한 제도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최고위 의결사항을 보면 예비경선에서 2명으로 압축할지, 3명으로 압축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3명으로 압축한다면 결선투표의 효과는 거의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후보들이 쟁쟁한 상황에서 서울이나 광주를 2명으로 추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설령 2명으로 압축된다고 하더라도 3위 이하 후보를 지지한 표심이 2위로 결집할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도식적인 판단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른 관계자는 "소수의 중앙위원이나, 권리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경선이라면 A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단체로 B 후보에게 이동하는 일이 있을 수 있지만, 어차피 경선에는 50%의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포함되지 않나"라며 "이 경우 현직 프리미엄이나 1위 주자의 이점은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다른 당끼리 경쟁하는 대선에서 결선투표가 이뤄진다면 특정 후보에 반대하는 표심이 '안티 세력'을 형성해 3위 이하의 표가 2위로 단일화되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하지만 '선의의 경쟁' 개념이 강한 당내 경선에서 '특정 후보의 당선을 막겠다'는 방식의 표 결집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향후 후보 측이 직접 참여해 세부 경선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룰 미팅'이 성사될 경우 수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 측의 관계자는 "우리는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경선 룰은 단지 6월 지방선거에만 적용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다음 경선에 계속 전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누가 보더라도 공평한 룰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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