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38인, 에르도안에 공개서신…터키 지식인 종신형 비판

입력 2018-03-01 17:36  

노벨상 38인, 에르도안에 공개서신…터키 지식인 종신형 비판
작년 노벨문학상 이시구로 등 가디언에 서한 공개…"알탄 형제 등 석방해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노벨상 수상자들이 터키 대통령에게 최근 종신형이 선고된 지식인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가즈오 이시구로 등 노벨상 수상자 38인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언론인 아흐메트 알탄 등 지식인 6명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개 서한을 게재했다.
스티글리츠는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이시구로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번 공개 서한에는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2010년 문학상)와 존 맥스웰 구체(2003년 문학상) 등도 참여했다.

이 서한에서 수상자들은 알탄과 형제 메흐메트, 나즐르 을르자크 등 6명이 부실한 증거로 유죄 판결을 받고 중형에 처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달 16일 이스탄불법원은 알탄 형제와 을르자크 등 언론인과 저술가 6명에게 2016년 쿠데타 시도 협력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수상자들은 "작가들은 종류를 불문하고 쿠데타와 군국주의에 반대하는 데 생애를 쏟고도 테러조직에 협력하고 쿠데타에 협조했다는 혐의를 썼다"며 6명의 '무죄 석방'을 요구했다.
이들은 또 터키에 법치가 회복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작가이자 진보 매체 '타라프'의 편집국장을 지낸 알탄은 이날 뉴욕타임스에 실린 기고문에서 "우리는 하루 한 시간 햇볕을 쬐러 나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생을 길이 3m 감방에서 홀로 보낼 것이며, 영영 사면을 받지 못하고 감옥에서 죽을 것"이라고 썼다.
터키 검찰은 알탄 형제가 쿠데타 전날 밤 TV 토크쇼를 통해 '거사'를 알리는 암호문을 유포했다고 주장했으며, 법원은 이를 인정해 유죄 판결했다.
한편 이날 이스탄불법원은 알탄이 과거 한 터키 매체에 터키군과 싸우려고 참호를 파는 쿠르드 아이들에 관한 글을 쓴 일을 문제 삼아 추가로 징역 5년 11개월을 선고했다.
사법당국은 알탄이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활동을 두둔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을 모독, 법령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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