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 연습은 합의됐다고 워싱턴에서 들어…예정대로 갈 것"
"북미,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게 나아…미국의 대북 군사행동 용납못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1일(현지시간) 북미간 대화가 이뤄지면 한미 간 '독수리(FE) 훈련'은 연기 등 조정될 여지가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문 특보는 전날 미국 PBS 방송 인터뷰에서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언급, "서울에 있는 미국대사관도 연합군사연습에는 추가 연기가 없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연습'과는 다른 연합군사'훈련'에 관해 말하자면 일정 정도 조정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내가 알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문 특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 개인적 추정"이라고 전제, "내퍼 대사대리가 말한 것처럼 키리졸브(KR) 연습은 바꿀 수 없겠지만, 병력이 투입되는 독수리 훈련의 경우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지면 일정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워싱턴에 와서 키리졸브는 (한미간에) 합의된 것으로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러니 예정대로 간다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고, 독수리 훈련은 아직 일정을 안 잡은 것으로, 북미간에 대화가 되면 조정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게 워싱턴에 있는 사람들의 얘기였다"고 전했다.
키리졸브 연습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의 지휘소 연습(CPX)으로, 전쟁 수행 절차를 숙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독수리 훈련은 병력과 장비를 실제 전개하는 야외 실기동 훈련(FTX)으로, 한미 연합작전과 후방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게 목적이다.
문 특보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27일 워싱턴 강연에서 "만약 한미군사훈련 이전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를 하다면 일종의 타협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데 대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문 특보는 PBS 인터뷰에서 북미대화 가능성과 관련, "당장은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실험을 중단하며 자제력 있는 행동을 계속 보인다면 어쩌면 좋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자제력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화의 전제조건 여부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시간은 그 누구의 편도 아니기 때문"이라며 '미국이 이에 동의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그들도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미국의 북한 공격 가능성과 관련, "이 경우 북한은 한국에 대해 보복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고 전면적 충돌이 격화될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군사행동에 대해 매우 많이 걱정하고 있다. 부수적 피해도 재앙일 것"이라며 "때문에 한국은 정말로 미국의 대북 군사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위협을 두려워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핵무기 역량, 그리고 8천 개의 장사정포를 갖고 있어 이를 통해 서울을 공격할 수 있다"며 "그러나 딜레마는 우리가 공포감을 드러내면 전술적 행동 면에서 북한의 인질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이게 한국이 북한의 위협을 두고 훨씬 더 차분한 이유"라고 말했다.
자신이 언급한 '최대 신중'(Maximum prudence)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을 대하는 데 있어 '최대 신중' 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고,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부분이 아니다"며 "우리는 우리의 대통령이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에서 최대 신중 정책을 통한 대화와 협상으로 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YNAPHOTO path='PYH2018022804910007100_P2.jpg' id='PYH20180228049100071' title='북한문제 세미나 참석한 문정인' caption='(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가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북한위원회(NCNK)가 주최한 북한문제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8.2.28 <br>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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