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위원회 "트럭 29대 아프린 도착…의료진, 환자 증가에 역부족"
"교전, 용수댐에 가까워져…댐 파손되면 수십만명 식수 위기"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군 공격에 신음하는 시리아 북서부 쿠르드 지역에 구호품이 전달됐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시리아 아프린에 터키의 군사작전이 전개된 이래 1일(현지시간) 처음으로 구호품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ICRC 구호대는 트럭 29대에 식품, 정수장비, 의약품, 기저귀, 매크리스, 모포, 의류 등 물자 430t을 실어날랐다.
ICRC는 구호가 필요한 아프린 주민과 피란민 약 5만명에게 물품을 전달할 계획이다.
터키는 올해 1월 아프린에서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전개했다.
YPG는 시리아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 국제동맹군의 지상군 역할을 하지만 터키는 이 병력을 자국의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분파 테러조직으로 여긴다.
터키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후 국경 지역 쿠르드인과 난민 약 3만명이 아프린 도심과 인근 시리아군 관활 지역으로 피란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이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터키군과 연계 반군의 공격으로 아프린 일대에서 이날까지 민간인 140명 이상이 숨졌다. 아프린 내부에서 발표한 주민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
터키정부는 그러나 주민 피해를 막고자 극도로 주의하고 있다며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민간인 사망 집계를 부정했다.
그러나 ICRC가 전한 아프린의 상황은 심각하다.
정주민과 피란민 등 수십만명이 사는 아프린에서 현재 가동되는 병원은 4곳뿐이며, 의료진은 밀려드는 환자를 보살피기에 역부족이라고 ICRC는 설명했다.
ICRC는 특히 전선이 아프린에 용수를 공급하는 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댐이 파손된다면 수십만명이 식수난을 겪게 된다고 우려했다.
박해나 전선을 피해 아프린에 둥지를 튼 야지디 등 피란민은 더욱 열악한 상황에 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는 지난달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시리아 휴전 결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프린 작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아프린을 '며칠 안에' 포위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지난달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안보리 결의가 아프린에도 적용된다고 지적하며, 안보리 결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다음날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터키가 휴전 결의문을 읽고 "국제사회가 이 문제에 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터키는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가) 안보리 결의의 초점을 이해하지 못했다"거나 "허위 정보를 제공한 (프랑스 대통령실의) 실책"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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