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멜라니아는 어떻게 '아인슈타인 비자' 받았을까"

입력 2018-03-02 06:36  

WP "멜라니아는 어떻게 '아인슈타인 비자' 받았을까"
부모 영주권 취득 이후 잇달아 의문 제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가 2001년 이른바 '아인슈타인 비자'로 불리던 EB-1 프로그램으로 그린카드(영주권)를 받게 된 배경에 의문이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EB-1 프로그램을 입안한 전직 의원과 이민 전문 변호사들의 견해를 인용해 당시 뉴욕 패션가에서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모델인 멜라니아가 이 비자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1996년 슬로베니아에서 방문비자로 미국에 온 멜라니아(당시 본명은 멜라니아 크나브스)는 2000년 연방 이민귀화국에 영주권 신청을 했다.
당시 멜라니아가 제출한 '자격증'은 유럽 런어웨이(패션쇼 무대) 경력과 타임스퀘어에 걸린 카멜 담배 옥외광고 모델 경력,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수영복 모델 경력 등이라고 WP는 전했다.


멜라니아는 2001년 3월 EB-1 프로그램으로 영주권을 받았다.
멜라니아가 영주권을 신청하던 당시는 기업인 트럼프와 1999년 한 파티에서 만나 한창 사귀던 시절이다.
EB-1 프로그램은 매년 100만 명 넘게 발급되는 미국 영주권 중 3천 명 정도에게만 주어지는 희귀 비자다. 백분율로 따지면 0.3% 정도에 불과하다.
WP는 EB-1 프로그램 해당자가 주로 유명한 연구업적이 있는 학자, 다국적 기업의 중역, 올림픽 출전 선수, 오스카 등 유명한 상을 받은 연예인 등이라고 전했다.
EB-1 법안을 입안한 브루스 모리슨 전 민주당 의원은 "1990년 그 법을 만들 때는 우린 그걸 '아인슈타인 비자'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비자를 받은 2001년 그해 슬로베니아에서 이 비자를 함께 받은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멜라니아의 변호사 마이클 윌데스는 "그건 놀라운 게 아니다. (멜라니아는) 충분하고 견고한 자격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사생활이 존중돼야 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판정 과정이 공개될 필요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EB-1 비자를 받으려면 까다로운 10가지 기준 중 3개 이상을 충족해야 하며 통상 메이저 수상 경력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민변호사협회 전 회장 데이브 레오폴드는 "멜라니아가 어떤 수상 실적을 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주정책연구소 새러 피어스 연구원은 "그 프로그램을 통한 영주권 부여 과정에서는 '비범한 능력'을 판정하는 데 매우 주관적인 요인이 개입한다"라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미국에 정착하면서 1996∼2000년에는 숙력된 고급 인력에게 주는 취업비자인 H1-B를 받아 모델로 활동했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멜라니아가 초기에는 치열한 뉴욕 패션가에서 널리 알려진 모델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멜라니아 여사의 부모인 슬로베니아 출신의 빅토르와 아말리야 크나브스 부부가 영주권을 받아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멜라니아 여사의 부모가 트럼프 대통령이 비판해온 '가족 초청 연쇄이민' 절차를 밟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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