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문대통령 3·1절 발언 비판…"北엔 융화, 日엔 엄격"

입력 2018-03-02 11:44   수정 2018-03-02 13:51

日언론, 문대통령 3·1절 발언 비판…"北엔 융화, 日엔 엄격"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언론매체들이 2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겨냥해 비판 공세를 폈다.
요미우리신문은 '역사를 왜곡하는 반일 체질'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문 대통령이 식민지시대 독립운동가가 수감됐던 형무소터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역사적 사실에 반하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일본에 반성을 요구하기만 하면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의 항의 내용을 상세히 전하면서 "한국이 미래지향이라고 말하면서도 역사의 흐름과 반대로 가고 있다"는 자국 외무성 간부의 언급을 소개했다.



극우 산케이신문은 "골(골대)을 완전히 반대쪽으로 옮겼다"는 자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등은 그동안 한일 합의를 골대에 비유하며 "골대가 이미 고정돼 있다"고 강조해왔다.
일본 신문 매체들은 이어 문대통령의 기념사 관련 기사와 대북 특사 파견 계획을 지면에 나란히 배치했다.
도쿄신문은 '일본에 엄격하고 북한에 융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는) 일본의 불신감을 증폭시킬 수 있는 표현과 연출이 있었다"고 한 반면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대해서는 융화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제국주의 일본의 위안부 만행을 '반인륜적 인권범죄'로, 일본을 '가해자'로 표현하며 비판했다. 독도 문제와 관련해선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외교 루트를 통해 한국 정부에 항의하는 한편,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매우 유감이다"(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NHK는 "일본 정부가 한국에 한일합의의 착실한 이행을 재촉하기 위해서는 2015년 한일 정부간 위안부합의로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을 했다는 것을 반복해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앞으로 한국에서 비슷한 발언이 나오면 그때그때 항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HK는 이어 "일본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한미일 3국간의 연대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균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도 "일본 정부가 북한의 '미소(微笑)외교'에 한국이 더는 가까이 가지 않게 하도록 북한 문제에서 협력하는 한편 역사와 영토 문제에 대해 계속 항의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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