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도시가스가 누출돼 자신의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콜센터에 200차례 가까이 전화해 보상을 요구하고 고객상담실 직원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미혼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권기철 부장판사는 공갈미수·업무방해·강요·상해·폭행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9)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범죄사실을 보면 부산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A 씨는 지난해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198회에 걸쳐 도시가스 콜센터에 전화해 "가스가 누출돼 우리 아이가 죽을 뻔했다"며 욕설과 폭언을 하면서 "보상금으로 150만 원을 주지 않으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위협했다.
A 씨가 여러 차례에 걸쳐 집중적으로 전화를 건 탓에 콜센터 직원들은 부산에서 전화가 오면 상담을 시작하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도시가스의 통합 콜센터는 서울에 있고 부산 등 주요 지역에는 고객상담실이 마련돼 있다.
콜센터 상담원 가운데 1명은 A 씨가 "우리 아이가 용서할 때까지 무릎 꿇고 빌어야 하니 전화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오후 10시 30분께까지 네 살배기 쌍둥이 자녀와 함께 회사에 남아 있었다.
직원 가운데 일부는 실신했고 일부는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환청에 시달렸다.
A 씨는 전화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8월 21일 오후에 부산 고객상담실에 직접 찾아가 "다 죽여 버린다"며 직원 2명을 폭행해 경찰까지 출동했다.
A 씨가 사는 아파트에는 가스가 정상적으로 공급되는 데다 가스 누출이나 그에 따른 119 출동도 없었다. A 씨는 미혼이었으며 자녀도 없었다.
권 판사는 피해자들이 A 씨의 선처를 구한 점, A 씨가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점, A 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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