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의 한국GM실사 예상보다 늦어져…이달 초 개시 전망 우세
GM "제한된 범위에서 1∼2개월 내 끝내자"…정부 "3∼4개월 걸려도 투명하게"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구정모 기자 = 산업은행의 한국GM 실사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제한된 범위에서 빠른 실사를 원하는 GM과 그동안의 불투명한 경영을 철저하게 따지려는 정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서다.
다만 양측 모두 협상을 깨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점에서 이달 초순에 개시된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GM과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사 개시 시기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 한국GM 측과 최종 조율작업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4일 말했다.
정부와 산은은 당초 지난달 GM과 협의를 마무리하고 이달부터 실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었다.
정부와 GM은 지난달 22일 한국GM의 경영 상황 판단을 위한 산은과 한국GM 간 재무실사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후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PWC)을 실사 담당기관으로 선정해 한국GM 측과 실사를 위한 실무 협의를 해왔다.
협의 중에 구체적인 실사 범위와 기한 등을 두고 정부와 GM이 충돌했다.
정부와 산은은 투명하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현재 제기된 각종 의혹을 철저히 검증해서 부실 경영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실사에만 3~4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반면 GM은 제한된 범위에서 실사를 해서 1~2개월 안에 끝내자는 입장이다.
한국GM 정상화를 위한 정부 지원을 둘러싼 여론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에선 여야 가릴 것 없이 한국GM 실사를 철저히 하라는 주문이 이어져 나왔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와 관련, "실사에서 (한국GM의 실태에 관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정부 지원도 없다는 점을 GM 측에 분명히 설명했다"면서 "GM 측이 자료 협조만 잘해준다면 실사 기한은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실사는 이달 초에는 시작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구조조정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와 GM이 한국GM 정상화를 두고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 모두 실사가 이 모든 협상의 시작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므로 판을 깨는 수준의 싸움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사 개시는 정부와 GM이 "의미 있는 협의의 진전"을 이루었다는 의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GM 신차배정을 앞둔 상황에 양측 모두 마냥 늦출 수는 없다는 설명이 나온다.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이달 초 다시 방한, 실사 관련 이슈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산은은 한국GM의 이전가격과 고금리, 본사 관리비, 기술사용료, 인건비 등 5대 원가 요인을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정부와 산은은 실사 결과와 추후 GM이 제출할 경영 정상화 방안을 토대로 한국GM 지원 여부 및 지원 규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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