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 도전
강력한 라이벌 러시아 대표팀 출전 무산되며 메달 가능성 수직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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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은 1992년 제5회 티니-알베르빌 대회 이후 꾸준히 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고 있다.
도전의 역사는 오래됐지만,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한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알파인스키 한상민이 은메달을 땄고,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휠체어 컬링이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26년 동안 은메달 2개를 획득하는 데 그쳤다.
여기,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는 이가 있다.
노르딕스키 대표팀 신의현(창성건설)이다. 그는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다.
신의현은 스물여섯 살의 대학생이던 2006년 2월 대학 졸업식을 하루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잃었다.
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신의현은 무려 3년 동안 방 안에서 나오지 않고 실의에 잠겼다.
그는 "너무 고통스러워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삶의 끝자락에서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운동이었다. 2009년 휠체어 농구를 접한 뒤 그는 장애인 선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2015년 민간기업 최초의 장애인 실업팀인 창성건설 노르딕스키 팀에 합류한 건 제2의 터닝포인트였다.
농사를 지으면서 쌓은 허릿심과 휠체어 농구를 하면서 키운 순발력을 노르딕스키에 접목해 신의현은 한국 최고의 노르딕스키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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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노르딕스키 중에서도 스키를 신고 빠르게 완주하는 크로스컨트리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최근엔 크로스컨트리에 사격을 결합한 바이애슬론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총기 관리가 엄격한 국내에서 사격 훈련을 따로 할 수 없어 어려움이 많았는데, 지난겨울 소속팀 창성건설의 지원을 받아 유럽에서 사격 훈련을 집중적으로 소화하면서 실력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열린 바이애슬론 월드컵에선 우승을 거두며 패럴림픽 전망을 밝혔다.
신의현은 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많은 분이 기대하셔서 부담은 되지만, 이 자체를 즐기고 있다"라며 "주변에선 금메달 후보로 꼽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금메달 2개를 노리고 있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에서 각각 한 개씩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금메달 전망은 밝다. 노르딕스키의 최강국인 러시아는 도핑 문제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징계를 받았다.
평창패럴림픽엔 엄격한 도핑 심사를 통과한 일부 러시아 선수들이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 출신 패럴림픽 선수'라는 명칭으로 참가할 수 있는데, 남자 노르딕스키에서 도핑 심사를 통과한 러시아 선수는 한 명도 없다.
신의현은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패럴림픽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들었을 때 한편으론 아쉬웠다. 제대로 한번 맞붙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의현은 3일 평창 선수촌에 입촌해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한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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