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또 '고난의 한달'…해외매각 험로 예고(종합)

입력 2018-03-02 17:52   수정 2018-03-02 19:11

금호타이어 또 '고난의 한달'…해외매각 험로 예고(종합)
더블스타 매각 재추진에 노조 강력 반발…교섭 힘들 듯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윤보람 기자 = 법정관리 문턱에 갔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금호타이어[073240]가 다시 '고난의 한 달'을 맞게 됐다.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재추진한다고 채권단이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노조와 사측, 채권단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할 조짐이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더블스타에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당초 설로만 나돌던 더블스타 매각 추진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채권단은 상반기 중 매각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고, 채권단은 지분이 42%에서 23.1%로 줄어들게 된다.
산업은행은 다만 금호타이어 노조의 동의가 필수조건임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노사 합의가 수반된 경영정상화 계획(자구안) 이행 합의서 제출 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는 노조가 반대하면 자기들이 들어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노사 합의가 안 되면 법정관리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자구안 합의가 회사가 회생할 수 있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자구안에서 요구한 고통분담의 수준은 한국타이어나 넥센타이어[002350] 등 다른 경쟁사 수준으로 인건비를 조정하는 것으로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특히 실사 결과 이 수준으로 자구계획을 이행하더라도 계속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불과 1천575억원 높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자구계획 미이행시 계속 기업가치는 4천600억원으로 청산가치(1조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결국 금호타이어 노사는 채권단과 더블스타 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시한인 이달 말까지 자구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압박이 가중된 셈이다.

그러나 앞서 있던 수차례 노사 교섭이 실패로 돌아갔던 것이 '해외매각' 때문임을 고려하면 한달 안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
노조는 임금체계 조정 등 직원들의 고통분담 내용이 담긴 자구안 자체에 대해 사측과 상당 부분 의견을 모았지만, 해외매각에는 '절대 반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간부 2명은 이날 오전 해외매각 반대를 주장하며 광주공장 인근 한 송신탑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채권단이 해외매각 철회 입장을 밝히기 전까지 송신탑에서 내려가지 않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당장 노조는 이날 채권단 발표에 반발해 3∼4일 이틀간 광주, 곡성, 평택공장에서 부분파업을 하고 총파업도 검토하기로 했다. 3일에는 고공농성 현장인 송신탑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 사측에서도 채권단의 이날 발표에 당혹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달간 노조의 자구안 동의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에서 해외매각 추진이 공식화되면 협상이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사측은 지금까지 "해외매각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나중에 협의해야 하는 일이라고 노조에 밝혀왔으나 이제는 해외매각 자체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br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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