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잘못해 11개 교실 부족…증축해 2학기 재배치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도 의정부시내 신도시의 한 초등학교가 교실 수 부족으로 학급을 과학실, 음악실 등에 배치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학생 수요를 잘못 예측했기 때문이다.
한 학급은 아예 창문이 없는 공간이 교실로 배정됐고 증축 공사 기간 먼지와 소음에 시달려야 해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4일 교육청과 학부모 등에 따르면 의정부 민락2지구 내 송산초교는 올해 2학년과 5학년 각 4개 학급, 6학년 2개 학급, 4학년 1개 학급 등 총 11개 학급을 음악실, 과학실, 미술실, 회의실, 돌봄교실 등에 배치했다.
정식 교실이 아닌 곳에 임시로 배치했다.
이 가운데 2학년 8반에 배정된 공간은 아예 창문조차 없다. 이곳은 규모가 작아 학생 수를 다른 학급보다 6명 적게 편성하고 전입생도 받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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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을 교실로 쓰는 5학년 4반도 4명 적게 편성됐다.
돌봄교실에 배정된 학생들은 실내화 대신 맨발로 수업을 받아야 하고 담임 교사는 수업 종료 후 다른 곳으로 이동해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
이 학교는 올해 총 42개 학급을 편성했지만 교실은 31곳밖에 없다.
학교 건립 당시 신도시 입주에 따른 학생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신도시가 계획될 당시인 2007년 이 학교는 36개 학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교육부 협의를 거치면서 저출산 등을 고려해 30개 학급으로 줄었고 2015년 개교했다.
2017년까지는 학급 배정에 문제가 없었지만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뒤 학생 수가 급격히 늘었다.
올해 1학년 신입생 수만 315명에 달한다.
시내 다른 학교 신입생 수가 100∼150명인 점을 고려하면 배가 넘는 수다.
교육청과 학교 측은 학급 배정에 문제가 생기자 부랴부랴 예산을 편성, 교실을 증축하기로 했다.
현재 공사 중이며 6월까지 마무리한 뒤 2학기 때 학급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사정이 이렇자 한 학부모는 "창문 없는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도 모자라 한 학기 내내 소음과 먼지에 시달려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생 안전 등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현재 학교 사정으로는 교실로 쓸 공간이 더는 없었다"며 "조만간 학부모들과 협의해 사정을 설명하고 최대한 의견을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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