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는 사람 없다"…선문대 '진주 남강유적 전시실' 철거

입력 2018-03-04 08:30   수정 2018-03-04 14:13

"찾는 사람 없다"…선문대 '진주 남강유적 전시실' 철거
유물 일부는 컨테이너에 보관…"기독교 성서 전시공간으로 교체"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충남 아산 선문대 박물관에 2006년 조성된 '진주 남강유적 전시실'의 유물이 10여 년 만에 철거됐다.
선문대 박물관 관계자는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유적이 아니고 관람객도 적어 교무위원회를 거쳐 진주 남강유적 전시실 해체를 결정했다"며 "이번 학기 중에 기독교 성서 전시공간으로 개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진주 남강유적은 남강댐 보강공사를 앞두고 1996∼1997년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선사시대 문화재로, 당시 이형구 선문대 석좌교수가 이끌던 선문대 발굴단도 옥방지구 조사에 참가해 유물을 수습했다.
선문대 진주 남강유적 전시실에는 이 유물 중 일부가 전시됐다. 각종 석기와 굽은 옥, 토기가 진열됐고, 청동기시대 지상 건물지와 돌무지무덤, 석관묘가 이전 복원됐다.
선문대는 전시실에서 해체한 유물 중 임대 형태로 소장하고 있던 240여 점은 지난해 11월 국립진주박물관에 반환했고, 상자 30개 분량의 나머지 유물은 컨테이너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선문대 관계자는 "학교에 고고학 전공 교수가 없는 상황이어서 보존 관리가 어려웠다"며 "컨테이너와 수장고에 있는 유물은 여러 기관에 이전을 타진했으나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형구 교수는 "남강유적 유물의 보존을 학교에 지속해서 요청했음에도 문화재가 홀대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학교 측이 전시실을 존속하는 방안을 검토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남강유적 전시실 철거가 대학 박물관의 초라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예산과 학예직 인원 부족으로 발굴조사와 기획전 개최는커녕 유물 관리도 힘든 실정이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대학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는 한 교수는 "진주 남강유적은 선문대를 상징하는 중요한 유물 중 하나였다"면서도 "박물관 이용률과 실적을 고민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현실적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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