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 베를루스코니 대리할 총리 후보 확정

입력 2018-03-02 18:59   수정 2018-03-0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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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 베를루스코니 대리할 총리 후보 확정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 총리 후보직 수락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64)이 오는 4일 실시되는 이탈리아 총선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를 대리해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의 총리 후보로 나서는 방안을 수락했다.
타이아니 의장은 1일 저녁(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베를루스코니 대표가 내게 보여준 존중에 감사한다. 오늘 밤 나는 그에게 이탈리아를 위해 기꺼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글을 올렸다.



FI 대표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우파연합 승리 시 측근인 타이아니 의장을 총리로 내세울 것이라는 의향을 여러 차례 밝혔으나 그는 지금까지는 유럽의회 의장직을 계속 수행하고 싶다며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3차례 총리를 역임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이탈리아가 채무 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2011년 미성년자 성매수 추문 속에 사퇴했고, 2013년 탈세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여파로 내년까지 공직 진출이 금지돼 이번 총선에서 자신이 직접 총리 후보로 나설 수 없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타이아니 의장이 FI의 총리 후보를 맡겠다고 발표한 직후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TV에 출연, "타이아니를 유럽에서 데려오는 것이 유감스럽지만, 이탈리아의 이익을 위해서는 이게 최선"이라며 타이아니의 결정을 환영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FI의 공동 창업자인 타이아니는 베를루스코니가 실각하고, 탈세, 미성년자 성매수 등 각종 사안으로 송사에 휘말린 시점에도 그의 곁을 지켜 베를루스코니의 충직한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는 1994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처음 선출된 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집행위원을 거쳐 작년 마르틴 슐츠 전 독일 사회민주당 대표의 뒤를 이어 유럽의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국내 정치와는 거리를 둔 채 경력 대부분을 EU에서 쌓았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통합과 협의를 중시하는 정치인이자, EU에 누구보다도 친화적인 타이아니 의장이 FI의 총리 후보로 확정된 것은 이번 총선에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파연합의 또 다른 축인 극우당 동맹, 국가주의 정당인 이탈리아형제들은 EU와 유로화 탈퇴를 주장하는 등 EU에 적대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 타이아니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율 37% 안팎으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우파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최다 의석 확보가 유력한 상황이다. 우파연합으로만 정부를 구성하기에는 득표율이 다소 부족할 것이란 게 대체적 예상이지만, 반난민 정서를 타고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단독 정부 구성도 배제할 수 없다.
FI와 동맹, 이탈리아형제들, 우리는이탈리아와함께 등 4개 우파성향 정당으로 구성된 우파연합은 총선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는 당에서 총리를 맡기로 합의했다.
FI는 2주 전 발표된 총선 이전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16%가량의 지지율을 나타내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동맹에 3∼4%포인트 앞서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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