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자당 재벌'에 칼날 겨눈 시진핑, 상하이방도 노리나

입력 2018-03-03 13:53  

'태자당 재벌'에 칼날 겨눈 시진핑, 상하이방도 노리나
안방보험 이어 화신 경영권도 중국 당국에 넘어가
외화유출 막으면서 반대세력 돈줄 차단 '이중 노림수' 분석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과 연루된 재벌 그룹에 사정 칼날을 들이대면서 관련 기업의 경영권이 중국 정부에 잇따라 넘어가고 있다.
이러한 조치로 태자당은 물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마저 타격을 입어 결국 시 주석의 권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의 에너지 분야 민간기업인 화신(華信)에너지공사(CEFC)의 예젠밍(葉簡明·41) 회장이 지난달 당국에 구금돼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최근 기업 경영권마저 중국 정부에 넘어갔다.
상하이시 산하 투자기관인 궈성(國盛)그룹은 지난주부터 화신의 경영권을 접수해 통제하고 있으며, 이 작업은 상하이시 부시장인 우칭(吳淸)이 총괄하고 있다.
우칭은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감독관리부 주임에 이어 상하이 증권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금융 분야의 베테랑이며, 이달 초 상하이시 부시장으로 임명됐다.
화신의 경영권이 정부에 넘어가고 예젠밍 회장마저 조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의혹에 휩싸였던 화신의 성장 배경이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2002년 설립된 화신은 국유기업의 자산을 헐값에 넘겨받는 등 정경 유착으로 성장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화신은 2015년부터 러시아, 루마니아, 아랍에미리트(UAE), 차드, 체코, 미국 등에서 금융, 미디어, 에너지, 유통 등 전방위 기업사냥에 나섰는데 여기에 들어간 돈만 49억 달러(약 5조3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상장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의 지분 14%를 91억 달러(약 10조 원)에 매입해 3대 주주 지위에 올랐다.
그런데 화신의 총부채 중 87.5%에 해당하는 323억 위안(약 5조5천억원)에 달하는 돈을 국유 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이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신이 국유 은행에서 이 같은 거액을 대출받자 그 배경에 의혹이 쏠렸으며, 이에 주목받는 것이 바로 장쩌민 전 주석의 정치적 기반인 상하이방 및 군부와의 연계 여부이다.
빈과일보와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부가 있는 화신의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 세력이 바로 상하이 군부 세력이다.
화신의 지원 세력은 상하이 경비구 전 정치위원 리광진(李光金), 무장경찰 상하이 정치학원 전 원장 창장춘(長蔣春), 중앙군사위원회 판공청 관리국 전 부국장 왕훙위안(王宏源)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시의 에너지 기업 '화항(華航)석유'를 화신이 인수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줬다는 소문도 있다. 또한, 화신이 태자당의 지원을 등에 업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상하이방과 태자당 등에는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이들을 견제하면서 세력을 키워온 시 주석에게는 권력 기반 강화의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다.
앞서 중국 당국이 경영권을 접수한 안방(安邦)보험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도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서, 여러 혁명원로 가족과 교류를 갖고 이들의 '돈줄' 역할을 해왔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중국 당국은 우 회장이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확인하며 1년간 안방그룹에 대해 위탁경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홍콩 언론은 "이들 재벌 그룹은 국유 자산을 헐값에 넘겨받고 태자당 등의 해외 재산 도피를 도왔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아 원성이 자자했다"며 "시 주석으로서는 이들 재벌 그룹의 '단죄'를 통해 외화유출을 막고, 태자당과 상하이방의 돈줄을 끊는 이중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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