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협 참석자 절반 물갈이…삼엄한 경비로 분위기 경색

입력 2018-03-04 11:43  

中 정협 참석자 절반 물갈이…삼엄한 경비로 분위기 경색
기업인·문화·체육계 인사 줄고 노동자·농민 비중 늘어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정협 참석자들의 절반 이상이 물갈이됐다.
4일 중국 매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3일 개막한 정협에 참석한 2천158명의 위원들이 대거 물갈이되며 절반 이상이 처음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양회는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 대회)에서 중국 최고위 지도부가 재편된 이후 열리는 첫 양회로 당정 책임자의 5년 임기 교체가 이뤄진다.
정협 주석 자리가 위정성(兪正聲)에서 왕양(汪洋)으로 넘어간 가운데 정협 일정 막판에 선출될 부주석 23명도 절반가량이 바뀔 전망이다. 정협에 참여 중인 8개 정당 및 정치단체 지도부가 모두 새롭게 재편된 데 맞춰 정협 지도부도 새 피를 수혈받게 된다.
이번 양회는 이전보다 일정과 현안이 훨씬 많아졌고 회기도 늘어났다. 정협 회기는 작년보다 이틀이 늘어 오는 15일까지 열리며 5일 개막하는 전인대 회기는 20일까지다.
특히 그간 양회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부자 기업인이나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이 크게 줄어들면서 분위기가 한결 경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국민 여가수'인 쑹쭈잉(宋祖英), 육상스타 류샹(劉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莫言), 배우 장궈리(張國立), 영화감독 천카이거(陳凱歌) 등 문화계의 유명인사들이 정협 위원에서 대거 탈락했다.
이에 따라 전날 정협 개막식에서는 체육계 인사 중 거의 유일하게 정협 위원에 유임된 농구 스타 야오밍(姚明)에게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완리(萬里) 전 전인대 위원장의 아들 완지페이(萬季飛) 등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도 대거 정협 위원에서 사라졌다.
기업인들도 크게 줄었다. '중국판 포브스' 후룬(胡潤) 연구원이 양회에 참석하는 기업인을 분석한 결과 이번 정협 위원과 전인대 대표 가운데 개인 재산이 20억 위안이 넘는 '슈퍼 부호'는 152명으로 작년보다 56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민간 연구소인 차하얼(察哈爾)학회 덩위원(鄧聿文) 연구원은 그간 양회 참석자에 공무원과 기업인들이 지나치게 많다는 불만이 있었다며 시진핑 집권 이래 노동자와 농민공 대표 등 일선 대표들의 비율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 이번 양회의 위원·대표 가운데 노동자 및 농민의 비중은 15.7%로 전년보다 2.3% 포인트 늘어난 반면 당정 간부의 비율은 크게 하락했다.
이와 더불어 예년보다 삼엄해진 보안 경비로 양회 분위기가 한층 경색되고 위축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회의장 주변에서 언론매체 앞에서 활발한 의견개진, 토론과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축제 같은 분위기가 있었던 것과는 사뭇 달라졌다.
현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 수많은 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회의장인 인민대회당을 둘러싸고 내부와 외부에 삼중씩 모두 6차례의 안전검사를 거쳐야 회의장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집권연장 문제와 관련된 개헌 문제가 걸려있는 것도 분위기를 한층 엄숙하게 만들었다.
개막식에 참석한 정협 위원들은 개헌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한 위원은 "개헌 문제는 전인대의 일이다. 전인대 대표들에게 물어라"고도 했다.
협소한 장소에서 열려 자국 매체 위주로 참석자가 제한된 정협 기자회견에서도 국가주석 임기제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헌안에 대한 질의는 나오지 않았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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