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통' 정의용-'북한통' 서훈…"최적의 투트랙 조합"(종합2보)

입력 2018-03-04 19:25  

'미국통' 정의용-'북한통' 서훈…"최적의 투트랙 조합"(종합2보)
鄭, 문 대통령 근접보좌 靑안보라인 컨트롤타워…방북 후 대미조율 적임
徐, 풍부한 대북협상 노하우…'비핵화 대화' 대북 설득 주력
문 대통령 최측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포함…특사단 무게감 배가
실무단원에 외교부 현직 당국자 포함 안 된 듯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이상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평양에 파견할 대북 특사단(공식명칭 대북특별사절단)에 장관급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모두 포함됐다.
당초 두 사람 모두 수석특사로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누가 지명될지 관심이었지만 일단 정 실장이 수석특사, 서 원장이 사절단원 자격으로 방북길에 오르게 됐다.
주목할 점은 정 실장과 서 원장 모두 대북정책을 다루는 데 있어 책임성이 부여된 장관급이라는 점이다. 거의 동일한 무게감을 갖는 두 사람을 함께 포진시킴으로써 사실상 '투톱' 체제의 특사단이 꾸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반도 정세 완화의 핵심 전제인 비핵화 북미대화를 반드시 성사시키는 동시에 남북관계에 대한 활로도 찾겠다는 문 대통령의 강한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실장은 한미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축 역할을 하는 등 탄탄한 대미 소통라인을 구축하고 있고, 서 원장은 현 정부에서 누구보다 대북 협상에 대한 탁월한 노하우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특사단은 비핵화를 핵심 주제로 한 북미대화라는 틀을 미국이 고수함에 따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으로부터 북미대화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받아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됐다. 정부는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잇따른 방남으로 북한의 의중을 대략적으로 파악한 상태다.
정 실장의 수석특사 낙점은 두 가지 함의를 지닌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외교·안보 진용의 청와대 컨트롤타워로서 북한에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동시에 대미 라인의 핵심 인사로서 비핵화 대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을 가감 없이 북한에 전달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아울러 방북 이후 결과물을 들고 미국을 방문해 향후 북미대화의 접점을 찾기 위한 매끄러운 한미 조율을 해낼 최적임자가 바로 정 실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정 실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최측근 인사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한미동맹을 견고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그의 수석특사 낙점은 이번 방북의 방점이 북미대화의 '입구' 찾기에 맞춰져 있다는 대미 메시지 측면도 없지 않다.
아울러 특사단의 가장 큰 목표가 비핵화를 주제로 한 북미대화를 중재하는 데 있는 만큼 대북 설득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와도 직결되는 만큼 대북통인 서 원장의 방북 역시 긴요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으로 보인다.
서 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비공개 접촉에 대표로 참가하기도 했고, 2007년에는 국정원 3차장으로서 2차 남북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북한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고지도자를 직접 만나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 그는 국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인물로 꼽힌다. 그만큼 대북 협상 노하우가 풍부하고 그나마 북한이 신뢰하는 인물인 만큼 이번 방북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는 역할에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서 원장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에 대한 각종 정보를 보고하며 대북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 중앙정보국(CIA) 수장인 마이크 폼페오 국장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온 것으로 전해져 방북 이후 물밑에서 북미 소통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 실장과 서 원장 모두 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 김영철 부위원장을 접견할 때 배석했다. 두 사람은 서울고, 서울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청와대 내에서 문 대통령의 '정치적'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특사단에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2007년 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정상회담을 준비했던 경험이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윤 실장은 국정 전반에 대한 상황 관리와 정 실장 보좌라는 측면에서 포함됐다"며 "국내 상황뿐 아니라 남북 간 상황 등에 대해 관리를 해온 분이라 대표단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비(非) 정책 분야까지 아우르는 최측근 인사를 포함함으로써 특사단의 무게감을 배가시켜 대북 설득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천해성 차관은 남북회담 경험이 풍부한 통일부의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힌다.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부위원장이 방남했을 때 영접을 담당했으며, 정의용 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김 부위원장을 면담할 때 배석하기도 했다.
김상균 2차장은 국정원 대북전략부서 처장을 지낸 남북합의 실무 전문가로 알려져있다. 2000년 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만들어진 거의 모든 남북 합의서의 문구를 작성하는 실무 작업을 도맡았다. 과거 서훈 국정원장과 '사수-부사수' 관계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한편, 실무진까지 포함해 총 10명으로 구성된 이번 특사단에 핵협상 전문가를 비롯한 외교부 현직 당국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온 북한 고위급 대표단에 북한 외무성 내 대미외교 담당인 최강일 부국장이 함께한 것과는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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