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중국 후베이성>=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노펙(Sinopec 중국석유화공)의 시설과 SK의 운영 비법이 접목되면서 중한석화가 중국의 대표적인 화학 설비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한중 합작의 대표 기업인 중한석화에서 근무하는 김규성 기술관리부 부장은 지난 2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있는 공장 시설을 소개하면서 자신에 찬 어조로 성공 비결을 이렇게 소개했다.
중한석화는 2013년 10월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이 시노펙과 35 대 65 비율로 총 3조3천억원을 투자해 만든 기업이다.
이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최대 규모이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다.
상업가동 4년 만에 1조6천억원을 벌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도 이겨낸 가장 성공한 한중 합작 사례로 꼽힌다.
"공장의 크기가 여의도만 하다"는 김규성 부장의 설명처럼 90만평(297만5천206㎡)에 달하는 광대한 부지에 빼곡히 들어찬 화학 설비를 버스 타고 돌아보는데도 1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다.
이 공장은 '산업의 쌀'로 불리는 화학산업의 기초 제품인 에틸렌을 포함해 각종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를 생산하는 '납사 크래커'를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인 IHS는 2020년 중한석화가 상하이 세코에 이은 중국 2위 규모의 납사 크래커 생산업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성장 전망을 토대로 지난해 10월 중한 석화는 7천400억원 규모의 설비 추가 증설을 결정해 2020년에 완공되면 연산 에틸렌 생산량이 110만t에 달하게 된다.
중한석화의 이원근 부총경리는 "과거 중국이 바스프 등 일부 글로벌 메이저 회사에만 중국 내 에틸렌 합작사업 협력에 문을 열어줬지만 SK종합화학은 시노펙과 합작을 통해 아시아 최초로 진출했다"면서 "이는 아직도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기업 중 유일무이하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한 석화의 성공 배경에는 SK가 오랜 기간 쌓아온 공장 운영 비결과 기술이 있었다"면서 "중한 석화 가동 초기인 2014년에 SK종합화학은 중한석화에 인력을 파견해 제조 원가와 비용 개선을 이뤄내며 경쟁력 확고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중한석화는 2016년 3천696억원에 이어 지난해 6천억원대의 영업 이익을 내는 초우량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중국 내 환경 기준 강화에 따른 정화 시설도 최고 수준으로 완비했다.
매일 수천t의 석탄과 대량의 양쯔강 물을 사용하면서도 1급수 기준의 오수 처리 시설을 완비해 이 처리 시설에는 물고기들이 사는 모습이 목격될 정도다.
기자가 중한석화 직원이 나눠준 식빵을 뜯어 정화 시설에 던졌더니 팔뚝 크기만한 물고기들이 몰려들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김규성 부장은 "화학 공장은 공해가 심할 것이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공장을 보여주는 행사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중한석화는 중국 당국의 환경 기준에 맞추는 등 요구에 완벽히 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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