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개 대회 연속 10위 이내 성적 '제2의 전성기'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필 미컬슨(미국)은 2013년 7월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4년 8개월 동안 우승이 없었다.
1970년 6월생인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정상에 다시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201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치열한 명승부 끝에 아쉽게 준우승한 장면은 마치 그가 마지막으로 태우는 불꽃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의 샷 감각은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세이프웨이 오픈 공동 3위를 한 뒤 "조금씩 우승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고, 지난달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공동 2위에 오르고서는 "이번 시즌이 낙관적"이라고 여유를 보였다.
결국 우리 나이로 48세 베테랑의 이런 자신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5일(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미컬슨은 14번 홀까지 저스틴 토머스(미국)에게 2타 차 열세였으나 15, 1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동타를 만들었다.
토머스는 올해 25살로 미컬슨보다 23살이나 어린 선수다.
지난 시즌 PGA 투어 올해의 선수에 뽑혔고 바로 지난주 대회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하는 등 최근 가장 잘 나가는 선수가 바로 토머스다.
게다가 연장전 통산 전적 2전 전승일 만큼 강한 모습을 보인 점도 미컬슨의 또 한 번의 준우승을 예감하게 하는 징조였다.
미컬슨은 2013년 브리티시오픈 우승 이후 PGA 투어에서 준우승만 6번을 했었다.
그러나 17번 홀(파3)에서 열린 연장 첫 번째 홀에서 토머스의 티샷이 그린을 넘기면서 미컬슨이 승기를 잡았고, 결국 이 홀에서 파를 지킨 미컬슨이 투어 통산 43승째의 감격을 누렸다.
2013년 7월 브리티시 오픈 이후 4년 8개월 만에 얻은 승리고, 대회 수로는 102번째 대회에서 따낸 우승이었다.
미컬슨은 "지난 4년간 내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해 힘든 기간이었다"며 "하지만 다시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믿음으로 노력한 결과 오늘의 우승을 이뤄내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제 내가 원하는 경기력이 나오기 시작한 만큼 더 좋은 결과들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미컬슨의 말대로 최근 그의 경기력은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할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피닉스 오픈을 시작으로 최근 4개 대회에서 5위, 2위, 6위, 1위를 기록했다.
미컬슨이 4개 대회 연속 10위 이내에 든 것은 2005년 이후 13년 만이다.
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65년 샘 스니드가 세운 52세 10개월이다. 아직 미컬슨과는 차이가 제법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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