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이 시한", "6월투표 합의시 대통령 미발의" 강온양면책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5일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를 관철하기 위해 전력투구 태세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3월 후반부로 예상되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전까지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국회 개헌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 하에 당력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울러 '10월 투표'를 고수하는 자유한국당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대통령 개헌안 발의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대야(對野) 압박의 수위도 한껏 끌어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당을 상대로 강온양면책을 구사하는 셈이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주를 국회 내 개헌안 마련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지방선거 100일을 앞두고 국회 내 개헌 시한도 사실상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며 "개헌안 공고와 국민투표 실시 등에 걸리는 기간을 생각하면 1분 1초를 아껴도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때 여야가 공히 국민과 약속한 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를 성사시키려면 국회 논의의 시간이 보름도 채 남지 않은 만큼 '개헌 속도전'에 야당도 동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은 최소 이달 중후반까지는 국회 개헌 논의가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해구 국민헌법자문특위 위원장이 최근 '3월 13일에 개헌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면 대통령은 3월 20일 안으로 발의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상 정부 개헌안 발의의 '시간표'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헌법자문특위가 13일에 대통령에게 개헌자문안을 보고한 이후에도 국회 합의가 안 되면 대통령이 발의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 논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발의 전까지는 국회에서 개헌 합의안을 도출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야당의 반대로 합의안 마련이 끝내 무산되면 대통령 발의카드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 후 10월 개헌 국민투표를 내세우며 사실상 '지연 전략'으로 나오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통령 발의카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다만 3월 중순까지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이 나오거나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약속이 확실히 합의된다면 대통령이 발의하지 않거나 권고안을 제시하는 선에서 정리될 수도 있다는 '당근책'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의 발의 시점 시한 전에 국회 논의의 가닥이 잡히면 대통령에게 발의를 미루시라고 해볼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선 국회가 지방선거와 동시투표를 할 것인가에 대한 약속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에서 정의당마저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는 것은 민주당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정의당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한국당을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부 개헌안이 나올 경우 국회에서 부결될 것이 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원내 다른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국당이 정말 개헌을 하려고 하는지, 시간 끌기를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하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와 동시투표를 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의당을 포함해 다른 야당들과 잘 얘기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한국당의 반발로 여야 개헌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아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국회 차원의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헌법개정을 위한 공고 기간과 투표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국회의 개헌안 의결 시한은 4월 23일이기 때문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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