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곳 30% 이상 동사…체리는 품귀까지 겹쳐 부르는 게 값
사과·배나무도 꿈틀…건설 경기 민감한 조경수 값은 그대로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식목철을 앞두고 산지 묘목 값이 급등하고 있다. 극심한 겨울 추위를 겪으면서 동해(凍害)를 입은 품종이 많기 때문이다.
6일 전국 최대 묘목산지인 충북 옥천군 이원면 일대 묘목 상인들에 따르면 이달 초 개장한 묘목시장에서 유실수를 중심으로 값이 치솟고 있다.
추위에 약한 체리·복숭아·자두 등의 가격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단단한 씨앗이 들어있어 '핵과류(核果類)'라고 불리는 이들 품종은 영하 15도 이하 추위에 사흘가량 노출되면 동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농원의 이옥성(62) 대표는 "지난 1∼2월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진 날이 많아 노지에 심은 묘목 상당수가 얼어 죽었다"며 "그늘진 곳은 30% 넘게 피해를 본 경우도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공급이 줄면서 체리나무는 1그루(접목 1년생)에 1만2천을 넘어선 상태다. 작년보다 5천원 넘게 값이 뛴 상태에서 물량도 모자라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같은 크기의 복숭아와 자두 묘목도 6천∼7천원으로 지난해보다 2천원 정도 올랐다.
사과·배나무 가격도 덩달아 꿈틀대고 있다.
이원묘목영농조합의 염진세(63) 대표는 "지난해 가뭄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동해가 겹쳤다"며 "유실수는 전반적으로 10%가량 값이 뛴 상태"라고 설명했다.
조경수 값은 큰 변동이 없다.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 행정기관 등에서 식목행사 때 주로 쓰는 이팝나무나 백합나무는 작년과 비슷한 2천∼3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벚나무도 3천원 정도다.
조경수 시세는 건설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묘목 상인들은 건설 경기가 장기간 침체의 늪에 허덕이면서 나무값이 맥을 못 춘다고 설명했다.
이 지역에는 190㏊의 묘목밭이 있다. 한해 700만 그루의 유실수·조경수가 이곳에서 생산되고, 전국 유통량의 70%를 공급한다.
묘목을 파는 농원 70여 곳이 성업 중이어서 매년 봄 국내 최대 나무시장이 선다.
옥천군과 이 지역 상인들은 식목철이 되면 묘목 축제를 열어 각종 묘목과 화훼류 등을 할인 판매한다. 올해 축제는 이달 30일부터 4월 3일까지 닷새간 펼쳐진다.
bgi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