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극우 패라지 "EU불신 증폭"·佛르펜 "대중 대오각성"
통합추진 EU '불안'…FT "유권자 과반 EU 비판정당 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4일(현지시간)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 유럽연합(EU)에 회의적인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과 우파연합이 약진하자 극우·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일제히 환호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오성운동은 30%를 웃도는 득표율로 단일 정당 중 최대 정당으로 거듭났으며, 중도우파 전진이탈리아(FI)와 극우정당 동맹, 이탈리아형제들(FDI) 등의 연합체인 우파연합은 33.0∼36.0%를 득표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에 영국 극우 정치인 나이절 패라지 전 영국독립당(UKIP)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유럽의회 내 나의 (오성운동) 동료들이 오늘 밤 투표에서 최고 득표율을 차지한 데 축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앞서 "유럽회의주의(Euroscepticism)가 커지고 있다"고 적었다.
유럽회의주의는 EU의 결속력과 같은 유럽 통합에 대한 사상과 이념을 불신하고 공격하는 이데올로기를 말한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표인 마린 르펜도 트위터를 통해 "마테오 살비니 극우정당 동맹 대표가 "우리의 동지이자 친구인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동맹이 포함된 우파연합이 1등으로 총선을 마치고 극적으로 전진한 것은 대중들의 각성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라며 "따뜻한 축하의 말을 건넨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글을 남기기 몇 시간 전에도 "EU는 오늘 끔찍한 저녁을 맞이할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선거 결과를 통해 반(反)EU 정서가 커지고 있다고 암시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극우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도 이와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이번 총선 참관을 위해 이탈리아를 찾은 배넌은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과 같은 분위기를 느낀다"면서 "이탈리아 총선은 전 세계 포퓰리즘 운동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외신은 통합에 드라이브를 걸려던 EU가 이탈리아 총선을 계기로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탈리아가 한바탕 정치적 불확실성·불안정성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최근 출범한 독일 대연정의 지원 아래 통합을 추진하려는 EU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는 EU의 초창기 창립 멤버 중 하나로 전통적으로 EU에 대한 강력한 지지 여론을 등에 업고 든든한 버팀목으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EU의 예산 제한 및 정책 규제, 난민 문제 처리 등에 대한 불만이 대두하면서 EU 회의주의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신문은 "이번 선거 결과만 놓고 봐도 절반을 넘어서는 이탈리아 유권자가 최근 몇 년 동안 EU를 거세게 비판했던 정당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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