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 확고…"물러서지 않을 것"
캐나다·멕시코에는 '관세 면제' 고리로 나프타 재협상 압박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결정에 대한 공화당을 비롯한 각계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철회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철강 관세 철회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역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친구든, 적이든 간에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의해 속아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 문제를 겨냥한 관세부과 조치를 동맹국과 우방에까지로 확대해선 안 된다는 반대 목소리를 일축한 것이다.
그는 특히 유럽연합(EU)을 겨냥, "우리는 거기서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다. 그들은 관세보다 심한 무역장벽, 그리고 관세도 갖고 있다"고 비판한 후 "만약 그들이 (미국에) 뭔가를 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수출하는 자동차에 세금을 매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관세 면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만약 미국 노동자와 국민에게 공정한 거래를 성사한다면 두 나라에 대한 철강 관세는 협상 포인트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들이 공정한 나프타 협정을 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것(관세)을 그냥 이런 식으로 남겨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도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가 체결될 때에만 철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7차 나프타 재협상을 진행했다.
미 CNBC 방송은 "나프타 재협상 결과에 따라 적어도 멕시코, 캐나다 두 나라에 대해선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백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한 관세부과 방침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오전 성명을 내고 "우리는 무역 전쟁의 결과를 극도로 걱정하고 있고, 백악관에 이 계획을 추진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관세부과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가 작년 말 감세법안 처리로 공화당이 챙긴 '점수'를 까먹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도 '관세 반대' 연판장을 돌리며 "관세는 불공정하게 수입된 물품에 대해서만 매겨야 하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했으며, 이르면 금주 중 세부 이행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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