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 원하지 않지만 준비는 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철강 '관세폭탄'에 피해국들과 연대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외없이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철강관세 부과를 선언한 가운데 중국은 피해 예상국들과 힘을 합쳐 맞서겠다는 것이다.
6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전직 고위 관료와 관변 학자들을 인용해 미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에 맞서 중국은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이외에 다른 국가들과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한 걸 계기로 EU 등은 보복을 거론한 데 비해 중국은 조용한 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웨이젠궈(魏建國) 전 상무부 부부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은 이번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정성을 호소하는 데 있어 다른 피해국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에서 일하는 웨이 전 부부장은 "중국은 글로벌 불공정 무역의 최대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미국 보호주의의 주요 목표물"이라면서 "중국이 이번에 주요 타깃은 아니지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친구들을 잃고 반격할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의 대미 수출은 미국의 보호무역정책 탓에 계속 감소해왔다. 지난해 중국의 대미 철강수출은 118만t으로 2006년에 비해 78%가량 급감했다. 지난해 중국의 철강 수출 중 대미 비중은 1.57%에 불과했다.
왕궈칭 베이징 란거 철강연구소장은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중국 철강산업은 수년간 미국 때문에 손해를 봐왔다"면서 "중국은 분명하게 미국의 움직임에 반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무역경제협력원의 바이밍(白明) 연구원은 "미국의 반덤핑 조치들은 중국 철강산업을 조준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면서 "큰 그림에서 본다면 중국은 이미 큰 피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준비는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옥스포드대의 가오롄쿠이 연구원은 "중국은 전 세계의 다른 국가들과 함께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해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상무부의 왕허쥔(王賀軍) 무역구제조사국장은 지난 2일 "미국의 최종 조치가 중국의 국익을 훼손한다면 중국은 국익 수호를 위해 다른 국가들과 손을 잡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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