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청구권 설명하면서 "5·16 군사혁명" 부적절 발언
"경찰대·스카이대 출신은 수준 달라" 말했다가 사과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동호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은 6일 검찰의 영장청구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청장은 이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최근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영장청구를 놓고 오락가락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한항공 사건과 삼성(이건희 차명계좌) 사건이 그러했다"고 답했다.
이 청장은 지난해 8월 내사에 착수했던 홈앤쇼핑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는 "그 사건을 수사하면서 영장청구 과정에서 몇 번 기각된 것으로 안다"며 해당 수사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경찰 내부 수사보다는 검찰 영장청구 과정에서의 문제 때문이라고 우회 비판했다.
이에 박 의원이 "그러면 검찰에 불만이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되느냐"라고 묻자 이 청장은 기다렸다는 듯 "네"라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은 횡령과 취업청탁 의혹을 받는 신연희 강남구청장 구속과 관련해 "경찰이 내사했고 검사를 설득해 영장이 발부된 것으로 안다"면서 "기존에 영장이 청구되지 않은 사건과 비교했을 때 수사의 질에 차이가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자 이 청장은 "개별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명확히 말할 순 없지만, 특수수사과에서 나름대로 충분히 들여다보고 (영장을) 신청한 건데 어떤 것들은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청장은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검찰은 영장청구권이 경찰로 가게 되면 청구권 남용을 우려한다"고 하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영장청구권 조항 자체는 인권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청구권 조항은 5·16 군사혁명 이후 정부가 정권 차원에서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가 눈총을 받았다.
그러나 이 청장이 자신이 부적절한 발언을 스스로 알아채고 "그러니까 5.16 이후에 만든…"이라며 답변을 금세 바꿔 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청장은 앞서 경찰대 폐지론 관련 질의에서도 '학력주의'를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하기도 했다.
이 청장은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우수인력 확보라는 경찰대 설립 근거가 이제는 별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묻자 "실질적으로 경찰대라든지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을 보면 (다른 대학 졸업자들과) 수준 차이가 크게 난다"고 답했다.
이에 백 의원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꼬집고, 민주당 소속 정성호 사개특위 위원장 역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와 경찰능력하고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자 이 청장은 "제 표현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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