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이정표 세웠다", "미, 북한 정권에 역대최대 제재 가한뒤 나와"
"북미 대화 전망 밝게 만들어"…"합의 이행 실패 전례로 볼 때 회의론도"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언론은 6일(현지시간) 다음 달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되고, 북한이 '비핵화' 대화 의지를 표명한 데 대해 "중대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를 이뤄냈다며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보도했다.
북미 대화 전망이 밝아졌다는 진단과 함께 제재 강화로 대변돼온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이 북한의 변화를 끌어낸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 억제와 관련해 미국에 대화를 제의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스스로가 명백히 보증한 그 제안은 미 본토를 사거리에 두었던 수년간의 핵실험과 미사일 기술의 진전 이후 중대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북한은 북핵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조치들을 포함할 수 있는 미국과의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며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한다면 북한과 대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상기시켰다.
또 WP는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가 진행된다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유예하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밝혀온 북한이 미국으로부터의 체제 안전 보장을 전제로 핵무기 포기를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곧바로 핵·미사일 프로그램 해체를 시작하겠다는 언급은 없었으나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문 대통령의 노력은 중대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CNN방송은 "북한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미국을 쓸어버리겠다며 선언했던 것을 고려하면 놀랄만한 발표"라며 "이는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과의 관계 해빙을 추동하는 계기로 삼은 문 대통령의 의미 있는 외교적 성과를 뜻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자(김정은 위원장)가 한국에서 온 당국자들을 만난 것은 20011년 정권출범 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를 위한 테이블에 나온다면 최근 몇 달간 가장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그러나 실무 단계에서의 어떠한 가능한 해법도 중국과 일본, 한국이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자신이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는 심각한 타격을 준 여러 차례의 국제 제재들에 더해 미국이 북한 정권에 역대 최대의 제재를 가한 뒤에 나왔다"고 밝혔다.
폭스뉴스도 "불량국가가 지난 몇 달간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겠다는 위협을 지속해온 끝에 이뤄진 이번 발표는 중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에 대해 '올리브 가지'(화해의 말)를 내민 것은 이 변덕스러운 정권에 대한 제재가 강화된 뒤에 이뤄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지난 1월 중순 제재가 북한에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ABC방송은 "지난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북한의 무기실험을 놓고 말의 전쟁을 주고받으면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됐으나, 이번 합의가 북핵 프로그램에 관한 북미 간 대화 전망을 밝게 만들어줬다"고 내다봤다.
이 방송은 그러나 "그동안 주요 합의가 이뤄진 뒤 이를 이행하는 데 실패한 긴 역사를 고려할 때 이번 진전이 남북 간 평화를 확립하는 데 기여할지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미국도 그동안 북한과 공허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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