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차관, 방러 한국 의원단에 "남북대화 확대·심화 지원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미국과 비핵화 대화를 하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지지한다고 러시아 의회 고위인사들이 6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레오니트 슬루츠키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북미 대화 등에 합의했다는 소식과 관련 "남북한 합의를 당연히 지지하고 환영해야 한다"면서 "이는 결국에는 한반도 긴장 완화로 이어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협상 과정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지 않고 다양한 대북 도발이 이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당사자들에게 합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이 한반도 문제 해결 제안을 붙잡았으며 공은 이제 남북한이 아니라 미국 쪽으로 넘어갔다"면서 "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은 사실상 한국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 기구가 대표하는 국제사회 등이
아니라 미국만이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 예브게니 세레브렌니코프는 "러시아는 미국과 한반도 비핵화 대화를 하려는 북한의 노력을 지지하며 북한과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해 그러한 대화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긴장 완화를 위해선 모든 조치가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남북한 합의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다만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남북 합의 소식이 전해지기에 앞서 모스크바를 방문한 한국 동북아평화협력 의원단 소속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남북한 대화 지속과 확대·심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전했다.
지난 3일부터 러시아를 방문 중인 정동영(민주평화당), 이석현(더불어 민주당), 정병국(바른미래당) 의원 등은 이날 외무부 청사에서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측 수석대표인 모르굴로프 차관과 면담했다.
모르굴로프는 면담에서 '러시아가 대북 특사 파견 등을 통해 북핵 문제 해결에서 더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에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고 의원단은 전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안보회의 서기(우리의 국가안보실장 격)는 "한반도 비핵화 달성은 동북아 안보시스템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러시아 언론 매체들은 앞서 이날 연합뉴스 등을 인용해 한국 방북 특사단이 김 위원장과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 정상 간 핫라인 개설, 북미 비핵화 대화 등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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