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난민 적대 세력 승리한 伊총선 결과에 우려 내비쳐

입력 2018-03-07 02:21  

교황청, 난민 적대 세력 승리한 伊총선 결과에 우려 내비쳐
파롤린 국무원장 "이민자 존엄과 권리에 대한 교육 지속할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반(反)난민, 반(反)이슬람을 주장하는 극우·포퓰리즘 세력이 이탈리아 총선에서 약진한 것에 대해 교황청이 우려를 내비쳤다.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은 6일 이탈리아 가톨릭 뉴스통신사인 SIR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 결과를 우려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항상 우리가 원하는 사회, 원하는 상황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황청은 어떤 조건에서라도 할일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에 이어 교황청 서열 2위인 파롤린 추기경의 이 같은 말은 이번 총선의 결과를 반기지 않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교황청이 이탈리아 총선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실시된 이탈리아 총선에서는 광범위한 반난민 감정에 편승, 집권 시 불법 난민 60만 명을 본국으로 추방하겠다고 천명한 극우 정당 동맹, 난민 송환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이 승리를 거뒀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번 선거 결과는 교황청이 난민의 존엄과 권리에 대해 교육하는 일을 지속해야 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민들은 안전하고, 보호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폭력과 위협에서 도망쳐 온 사람들 면전에서 문을 닫아서는 안된다"고 말해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당부했다.



아르헨티나로 이민 간 이탈리아 가정에서 태어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2차 대전 이후 최악으로 꼽히는 유럽 난민 위기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각국에 난민에 포용적인 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해왔다.
한편, 이탈리아 정치권에서 난민을 향해 가장 적대적인 목소리를 내온 마테오 살비니 동맹당 대표는 난민 문제를 놓고 교황에 몇 차례 반기를 든 바 있다.



작년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에서 출생한 난민 자녀들에게 시민권을 주는 '유스 솔리'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정치권에 촉구하자, 살비니 대표는 "법안 통과를 원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난민들의 자녀를 바티칸에 데리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권 민주당이 발의한 이 법안은 결국 총선 전에 표를 잃을 것을 두려워한 정치권의 미온적 태도에 가로막혀 처리되지 못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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