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건물 첨단 공법이라는데 안전관리는 너무 허술"

입력 2018-03-07 11:22  

"고층건물 첨단 공법이라는데 안전관리는 너무 허술"
경찰 "별도 자격증 필요 없고 의무 안전교육 기준도 없어"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제작·고정장치 규격 등 안전기준 미비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 엘시티 구조물 추락사고는 국내 고층건물 외벽마감 공사의 시간을 단축하는 첨단공법이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해운대경찰서는 "추락사고가 발생한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관련 공법은 국내에 4개 회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건물 내부 벽면에 매립하는 고정장치인 앵커는 독일에서 수입한 제품"이라고 7일 밝혔다.
길이 4.4m 높이 10m 폭 1.2m 크기 직사각형 박스 형태의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은 4개의 고정장치에 의해 지탱하도록 설계됐다.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은 건물 외부를 유리로 마감하는 작업 공간을 만들어주는 장비로 레일에 올려져 유압 방식으로 고층까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이동이 가능한 첨단공법이라 국내 대부분의 고층건물 공사에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고층건물 공사에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공법이 도입되면서 안전관리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제도적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엘시티 추락 사고에서도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설계, 제작, 설치, 운영, 철거 등에 안전 기준이 없고 구조물을 지지하는 고정장치(앵커)의 규격도 공사현장마다 달라 경찰이 사고원인 분석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해영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은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은 첨단공법이기 때문에 안전규정이 없어 시방서상에 나타난 제품과 실제 시공된 제품이 동일한 것인지 확인하고 규격대로 설치됐는지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외벽을 따라 설치되고 유압식 장비를 사용해 근로자들이 고층까지 이동해 작업한다는 점에서 타워크레인 사고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안전기준을 갖추고도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공사는 안전 지침도 없었고 안전 관리도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타워크레인 근로자의 경우 안전보건공단에서 36시간 교육을 수료해야 작업에 투입될 수 있지만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은 담당 근로자의 자격과 안전교육에 관한 기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작업에 투입되는 근로자 중에는 1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작업자도 있고 같이 일한 지 얼마 안 돼 일을 배우는 사람도 있었다"며 "6명이 한 개 팀을 이뤄 팀장의 지시를 받으면서 작업이 이뤄지고 별도로 자격이나 안전교육에 관한 기준이 있다는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전작업발판 구조물 업체에서 일한 관리·감독 관계자는 "건물 외벽 내부에 매립된 앵커 4개가 작업안전발판 구조물 1개를 잡아주고 있고 4개 중의 1개에 문제가 생겨도 추락하는 일이 없다"며 "이번 사고에서 앵커 4개가 모두 탈락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 엘시티 현장 관계자도 "국내에서 안전작업발판 구조물이 추락한 사례가 없었다"며 "작업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물이 통째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한 그물망과 같은 안전장치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규정상 2m 이상의 고공 작업을 할 때는 안전작업발판을 설치하고 그 안에 안전벨트를 걸게 돼 있다"며 "구조물이 통째로 떨어지는 것에 대비한 안전규정은 없어 관련 법률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