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 배 더 타고 돈 벌어 가족과 지낸다고 했는데…"

입력 2018-03-07 14:58   수정 2018-03-0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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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 배 더 타고 돈 벌어 가족과 지낸다고 했는데…"
제일호 사망자 유족들 애타는 절규 "그 차가운 바다에서 떠나다니…"
실종자 가족들도 애태워 "전화벨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철렁…제발 무사하길"

(사천=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평생을 외롭게 살면서 가족들을 위해 참고 견디며 배를 탔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지난 6일 밤 경남 통영시 좌사리도 인근 해상에서 파도에 뒤집힌 사천선적 쌍끌이 중형저인망 어선 제11제일호 선원 사망자 유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선장 이모(57) 씨 등 한국인 4명이다. 이들 시신은 모두 사천 시민장례식장에 안치하고 빈소를 차렸다.
빈소는 차렸지만 가족을 제외한 조문객은 거의 없었다.
제일호 통신사 백모(57) 씨 동서 이모(68) 씨는 "동서는 혼자서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며 "이렇게 다시 외롭고 쓸쓸하게 그 차가운 바다에서 떠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백 씨는 해경에 다급한 배 전복 상황을 마지막으로 알린 후 배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함께 만나 식사를 하면서 이제 1·2년만 더 배를 타고 돈을 벌어 가족과 함께 지내겠다고 말 한 것이 마지막이 됐다"며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사고지점 인근 해역에서 숨진 채 발견된 기관장 임모(54) 씨는 50대 중반인데도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평생 외롭게 살았다.
임 씨 빈소에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조카 등 친척들이 찾아 연신 눈물을 훔쳤다.



선장 이모(57) 씨 누나는 "오늘 새벽에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을 들었다"며 "가족들에게 잘하는 너무나 착한 내 동생이 이런 일을당하다니 도무지 믿을 수 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일호 주자 안모(58) 씨 유가족들은 강원도에 거주해 빈소가 텅텅 비어 있었다.
선원들 생사 확인을 위해 삼천포항 다목적회관에 모인 실종자 가족들도 임시 상황판을 지켜보며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애를 태웠다.
한 실종자 가족은 "해경과 시 공무원들 전화벨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철렁한다"며 "제발 무사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선사인 제일수산 김창열 사무장은 "무엇보다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해경은 물론 민간 어선 12척을 따로 동원해 일단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제일호 전복사고 인명피해는 사망 4명, 실종 4명이다.
구조된 베트남인 선원 3명은 생명에 지장이 없다.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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