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뜬금없는 반난민 영상 올렸다가 삭제…언론 "실제 깨끗한 도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최측근 인사인 라자르 야노시 비서실장이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 시내가 이민자 때문에 더러워졌고 더 가난해졌다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7일 독일 디벨트지 등에 따르면 라자르 비서실장은 빈 시내를 배경으로 찍은 이 영상에서 "이민자들이 오면서 빈이 더 더러워지고 가난해졌고 우범지대가 됐다"며 "야당이 이민자를 받아들이면 부다페스트도 20년안에 빈처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는 내달 8일 총선을 치른다.
라자르는 영상을 찍은 장소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스트리아 언론들은 빈 남쪽 파포리텐 지역이라고 전했다. 이곳은 빈 행정구역 중 가장 인구가 많고 외국인 비율로 32.8%로 가장 높다.
라자르 비서실장의 코멘트와 달리 화면 속의 거리는 깨끗했고 인도에서도 무질서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디벨트지는 전했다.
그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도 않고 "기독교를 믿는 백인 오스트리아인들은 이곳에서 멀리 옮겨갔다. 이민자들이 이 지역을 차지했다"며 "이들을 놔두면 우리 도시로 올 것이고 우리는 그걸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헝가리 정부와 여당 피데스는 내달 총선을 앞두고 반난민 정서를 부추기고 있지만 최근 곳곳에서 선거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헝가리 남부 도시 호드메죄바샤르헤이 시장 선거에서는 야당 연합 후보가 57.5%를 득표하며 41.6%를 득표한 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호드메죄바샤르헤이는 라자르가 시장을 지냈고 현재까지도 정치인으로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곳이라 헝가리 여당에는 충격적인 선거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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