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멸 막아라…반군·터키, '폭격구실' 알카에다 철수협상 모색"

입력 2018-03-07 22:01  

"파멸 막아라…반군·터키, '폭격구실' 알카에다 철수협상 모색"
dpa통신 보도…유엔 인권대표 "몇백명 핑계로 무차별 공격 정당화할 수 없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알카에다 연계 조직 축출을 선언한 시리아 동(東)구타 반군 세력이 터키와 함께 실현 방안을 강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반군 지역 동구타의 주요 반군 조직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을 도시에서 철수시키는 협상을 성사시키고자 터키와 논의 중이라고 dpa통신이 '파일라끄 알라흐만'(라흐만 부대) 조직의 소식통을 인용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일라끄 알라흐만은 '자이시 알이슬람'(이슬람군대)과 함께 동구타를 양분하는 조직이다. 여기에 '아흐라르 알샴'까지가 동구타의 3대 주요 조직으로 꼽힌다.
이들 3대 조직은 앞서 지난달 26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알카에다 연계 조직을 동구타에서 내보내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구타 반군 조직이 알카에다 연계 조직 축출에 나선 것은 이들이 시리아·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의 명분이 되는 탓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달 24일 채택한 시리아 휴전 결의에는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그리고 이들에 연계된 개인, 조직, 활동, 주체 등이 휴전 예외 대상으로 열거됐다.



동구타의 반군 조직 중에는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알카에다 시리아지부에 뿌리를 뒀다. 이들은 휴전을 거부하며 시리아 친정부군과 계속 충돌하고 있다.
시리아·러시아군은 알카에다와 그 시리아지부인 자바트 알누스라의 공격을 빌미로 무차별 폭격을 계속했다.
러시아가 운영하는 '분쟁화해센터' 소장 유리 예프투셴코는 "반군 통제 지역에서 다마스쿠스의 러시아 대사관과 무역대표부, 분쟁당사자화해센터 등을 노린 포격이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예프투셴코에 따르면 다마스쿠스 주거지역을 노린 반군의 박격포 공격에 지난 열흘 새 13명이 숨졌다.
동구타 주요 반군 조직은 HTS를 철수시키는 협상이 타결된다면 러시아·시리아도 휴전을 이행할 수밖에 없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자이시 알이슬람 등 반군 조직은 알카에다를 내보내겠지만 동구타를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이날도 고수했다.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수장은 그러나 러시아·시리아가 소수 알카에다 연계 조직을 명분으로 민간인 공격을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40만명이 사는 동구타에서 저항하는 반군 전투요원은 2만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알카에다 연계 조직원은 수백명 규모로 추정된다.
제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제네바에서 몇 백명 전투요원을 이유로 그러한 무자비한 공격을 자행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오래 계속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후세인 인권최고대표는 동구타의 상황을 외국 후원자를 등에 업고 정부가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아포칼립스'(종말론에 나오는 대재앙)에 비유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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