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6년만에 최고 투표율 '고무'…크루즈·애벗 손쉬운 승리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11월 6일)의 서막을 알린 텍사스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여성 후보들이 대거 약진했다.
프라이머리는 각 당이 중간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이다. 코커스(당원대회)와 달리 일반유권자도 참여한다.
미국 중간선거는 연방 하원의원 전원(435명), 상원(100명) 3분의 1과 주지사 일부를 다시 뽑는다. 텍사스 주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36명과 상원 2명 중 1명, 주지사 선거가 치러진다.
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 주 전역에서 치러진 프라이머리에 출마한 50여 명의 여성 후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본선에 직행하거나 런오프(결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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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프라이머리는 런오프 시스템이라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5월 22일 1, 2위 결선을 치른다.
연방하원 지역구 중 3곳은 여성 후보끼리 결선에서 맞대결한다.
관심을 끈 7선거구에서 진보의 기수로 불리는 민주당 라우라 모저가 리지 패닐 플레처와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멕시코와 접경한 지역구에 나서 승리한 여성 후보 지나 오티스 존스는 AP통신에 "여성이 고작 20%인 의회는 우리에게 필요한 곳이 아니다. 이건 관람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여러분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파소에서 승리한 민주당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후보는 '트럼프 반사효과'를 거론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트럼프 행정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렸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여성 후보가 성공한 건 아니다.
공화당 '메가 도너(거액기부자)' 캐서린 윌은 사비 600만 달러를 쏟아부었지만 하원 선거구에서 쓴잔을 들었다.
민주당은 16년 만의 최고 투표율에 환호했다.
텍사스 주는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인 '레드 스테이트'다. 지난 대선에선 트럼프가 클린턴에게 9%포인트 차로 이겼다. 20년 만에 가장 작은 격차였다.
민주당은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투표자 100만 명을 넘겼다,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공화당은 150만 명으로 2010년(148만 명) 기록을 깼다.
민주당은 약세 지역인 텍사스에서 유권자 참여율이 높았다는 사실에 고무된 분위기다. 프라이머리는 당내 경선이라 투표율이 큰 의미가 없지만, 바람이 11월 선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번 프라이어머리는 공화당에 무엇이 닥쳤는지 깨닫게 해준 투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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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들은 손쉽게 승리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나섰던 현역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에게는 당내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었다.
민주당 대항마는 하원 3선인 베토 오루어크로 정해졌다.
둘 사이엔 총기 규제가 이슈였다.
크루즈는 오루어크를 향해 "그들이 우리 손에서 총을 빼앗으려 한다"고 말했다.
오루어크는 플로리다 총격 참사에 쓰인 AR-15 소총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현역 주지사 그레그 애벗도 공화당에서 90% 넘게 득표했다.
애벗은 히스패닉 경찰관 출신 루페 발데스, 정치명문가 출신 앤드루 화이트 간의 결선 승자와 맞붙는다.
주 정부 선출직인 랜드 커미셔너에 출마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아들 조지 P.부시도 후보로 확정됐다. 조지 P.부시는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조카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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