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비핵화 의지 새롭지 않아…전략 변화 아닌 전술 변경"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7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대화' 용의에 대해 "위기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일보 전진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제안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그들의 기존 입장에서 전혀 새로울 게 없으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을 상쇄시키고 동맹 관계를 약화하기 위한 평양의 의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이날 리사 콜린스 연구원과 함께 작성한 CSIS 소식지를 통해 "대북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아직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의 외교적 접근법은 '핵무기 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고 이 두 목표는 다른 하나의 달성을 위해 희생될 수 없다는' 병진 전략 노선의 맥락을 통해 이해돼야 한다"면서 "따라서 평양이 보여준 자세는 '전략적 변화'를 보여주는 분수령이 아니라, 핵무기를 외부 세계의 경제적 이득을 얻어내기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는 '전술적 변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향후 과제 및 대응과 관련해 "일치된 대응을 위한 정책조율이 앞으로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남북 대화가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와 나란히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면서 "하지만 북한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미국 측의 이해가 아직 없는데도 한국은 4월에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으로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특히 지난 2005년 9·19 공동성명을 언급하면서 "앞으로 모든 협상에서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의 원칙들을 재확인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 폐기에 서면으로 동의한 유일한 문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또 이는 미국이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가장 최근의 문서이기도 하다"면서 "이 합의에 참가한 당사국인 한국을 포함해 일본, 중국, 러시아도 공동성명에서 합의한 원칙들을 재확인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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