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업계, 안팎의 도전…미 관세·국내 환경규제에 "끙끙"

입력 2018-03-08 11:34  

中 철강업계, 안팎의 도전…미 관세·국내 환경규제에 "끙끙"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철강업계가 미국의 관세부과와 국내의 환경규제라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철강업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부과에 대응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응책을 마련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대해 각각 25%와 10%의 관세부과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철강업계는 미국의 이런 관세부과보다 중국 환경당국의 과잉설비 규제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3일 개막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참석중인 중국철강협회 부회장인 허우쥔은 "미국은 우리 시장이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관세조치가 중국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이지만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의 2.9%만을 공급하고 있고, 이는 중국 철강수출 1%의 비중에 불과하다.
철강업체들은 하지만 미국이 관세부과 조치를 취한다면 다른 국가들과 연대해 공동대응할 계획이다.
허우 부회장은 미국의 일방적인 조치는 국제기준에 어긋난다면서 전체 무역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보호주의 조치가 글로벌 시장의 공정경쟁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철강협회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포함해 중국의 국제 중재노력을 지지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철강업계에서는 미국의 관세부과보다 중국 환경당국의 과잉설비 규제가 더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올해 3천만t의 철강 설비 삭감계획을 밝혔다. 중국에서는 지난 5년간 1억7천만t의 철강생산설비가 퇴출됐다.
중국 산둥(山東)성 스헝(石橫)특수강그룹의 대표인 장우중은 지난해 철강제품 가격상승으로 매출이 전년대비 3배가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향후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도시화가 최고수준에 이르면서 철강수요가 최소 30% 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환경규제에 따른 비용을 흡수해야하는 부담도 만만치않다. 그는 겨울철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정부가 철강생산을 억제하고 있고 이로 인해 지난해 회사가 58일간 생산을 완화함으로써 1억6천만 위안(27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사업변경을 고려하고 있으며 더이상 철강을 생산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jb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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