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NAPHOTO path='C0A8CA3D000001545B85A09D00023C09_P2.jpeg' id='PCM20160428018300038' title='조선업 불황 (CG) [연합뉴스TV 제공]' caption=' ' />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윤보람 기자 = 정부가 8일 성동조선의 법정관리, STX조선의 대대적 인력 감축을 포함한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했지만, 한국 조선산업의 '지속가능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격 구조조정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정부와 국책은행 등 채권단의 유동성 지원에다 출자전환까지 포함하면 거의 20조원에 이르는 돈이 조선업에 쏟아부어 졌지만, 여전히 추가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가 강세와 세계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LNG선 등을 중심으로 업황이 조금씩 살아난다지만, 중국 등 경쟁국에 대해 뚜렷한 기술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 조선사들이 이번 구조조정으로 과연 부활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많다.
◇ '초호황' 취해 자발적 구조조정 외면…세금 투입으로 연명
수 십 년간 '세계 1위'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던 한국 조선업이 이처럼 '긴급 수혈'로 근근이 연명하는 지경에 이른 가장 큰 이유는 한 마디로 세계 경기와 조선 업황 변화를 예상하지 못하고 방만한 인력, 사업구조를 그대로 끌고 간 탓이다.
2006~2007년까지 세계 조선업은 말 그대로 '초호황'을 누렸다.
당시 2년간 선박 발주량이 무려 1억6천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이전 5년간(2001~2005) 발주량(1억7천만CGT)과 맞먹는 규모일 정도였다.
하지만 이런 호황에 취해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에 대비한 자발적 구조조정을 게을리하던 한국 조선업체들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함께 세계 금융·경제가 위축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조선 발주가 줄기 시작했고,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간 조선 업황은 내리막을 걷고 있다.
대형 조선 3사, 이른바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조선 발주 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아직 설계 등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거 뛰어들었다.
그러나 '설상가상' 격으로 2014년께부터 유가가 추락하면서 해양플랜트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15년 한해에만 '빅3'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본 손실이 8조원에 이르렀다.
결국, 2015년 정부가 조선업 구조조정에 나섰고 국책은행을 통해 대우조선에 4조2천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3월에도 2조9천억원의 추가 유동성과 2조9천억원 채권 출자전환까지 모두 5조8천억원의 지원을 받았다.
두 차례에 걸쳐 대우조선에만 정부와 채권단이 약 10조원을 준 것이다.
아울러 2014년 이후 채권단이 부실 중견 조선사 STX조선, 성동조선에 지원한 자금도 각각 6조원, 4조원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금융권이 대주·STX·성동 3개 조선사에 쏟아부은 돈만 약 3년새 20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동시에 2016년 이후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조선 3사는 자산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해 11조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진하고 있다.
◇ 대형조선사 증자로 '버티기'…업황 회복해도 중소업체 생존은 '불투명' 하지만 한국 조선업은 여전히 '지속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지난해 12월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나란히 1조 원이 넘는 유상 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두 업체 모두 "당장 유동성 위기는 아니지만, 업황을 고려할 때 2018년 금융권 차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미리 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하지만, 결국 자금난 우려 때문에 증자를 통해 수혈을 시도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이 5천242억원으로 2016년보다 256%나 늘었고, 현대중공업도 작년 영업이익이 1년새 96%나 급감한 146억원에 그쳤다.
대우조선의 경우 작년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 때문에 연간 적자 가능성은 없지만, 4분기만 따지면 역시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단 업계는 현재 '일감 절벽'의 원인인 세계 조선업황이 2016년 바닥을 치고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실제로 유가 강세와 세계 경기 회복에 힘입어 최근 한국 업체들의 대형 수주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난주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각각 8억달러 규모의 선박 제조 일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STX조선 등 중형 조선사들이 주력하는 MR탱커(중형유조선), 소형 컨테이너선 발주도 서서히 늘어나는 추세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올해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LNG 수요가 많이 늘어나면, 이 지역으로 LNG를 운송할 소형 LNG선에 대한 투자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발주 회복 자체가 STX조선 등의 생존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조선업체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의 경우 글로벌 발주가 늘어나면, LNG선이나 초대형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기술 우위가 있어서 어느 정도 수혜와 실적 회복을 낙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소 조선사의 경우 현재 중국 등 후발업체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해 일감을 따낼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극심한 일감 부족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가 수주에 나설 경우 수주 실적은 단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겠지만, 현재 구조조정 중인 STX조선 등의 채산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수주 잔량(남은 일감)은 작년 말 현재 5척, 15척에 불과한 실정이다.
shk999@yna.co.kr,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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