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의 슈터 한채진(34)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한채진은 8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모범선수상을 받았다.
모범선수상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심판부에서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한채진은 12표 가운데 9표를 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분명히 의미가 큰 상이기는 하지만 시상식 가운데 가장 먼저 시상이 이뤄질 정도로 이날 행사의 주인공에게 돌아가는 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채진은 상을 받은 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해 행사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한채진의 소속팀 KDB생명이 앞으로 구단 운영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팀이 해체됐기 때문이다.
'미녀 슈터'라는 별명과 함께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한채진은 2008-2009시즌부터 KDB생명의 전신 금호생명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볐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한채진과 함께 팀의 '핵심 트리오'인 이경은, 조은주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시즌 내내 사실상 혼자 분투해야 했다.
평균 10점에 4.7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한 한채진은 최근 4년 사이에 가장 좋은 개인 기록을 냈으나 팀이 22연패 수모를 당하며 4승 31패로 최하위에 머문 데 이어 해체까지 발표되면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전날 부천 KEB하나은행과 '고별전'을 마치고도 "울컥한 기분"이라거나 "먹먹한 느낌"이라고 말하면서도 눈물은 보이지 않았던 한채진이었지만 시상대 위에 올라서는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한채진은 "이렇게 힘들었던 시즌이 처음이고 지금 팀이 너무 힘든 시기"라며 "더 뜻깊은 상이고, 더 좋은 팀을 만나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또 이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아산 우리은행 박혜진은 수상 소감을 통해 "얼마 전 한 팀이 해체 결정이 났는데 함께 코트에서 뛰는 동료 선수로서 속상하다"며 "꼭 좋은 소식이 있으면 좋겠고, KDB생명 선수들 힘내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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